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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Apr 11. 2016

Quedlinburg/Deutschland

2016년 3월 9일, 크베들린부르크에서.

09.03.2016 Quedlinburg

천 년의 도시 크베들린부르크.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만큼ㅡ 현대의 전혀 다른 세상과의 공존 방법을 찾고 있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나이 든 사람들만 나고 자란 곳을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옛날처럼 자급자족으로 먹고 살기엔 세상이 너무나도 변해버렸다. 여차하면 고스트 타운이 되기 쉽상. 결국 기댈 수 있는 건 이젠 관광산업 뿐. 저가 항공도 등장했고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정보를 접하기도 쉬워졌다. 게다가 이 곳은 운 좋게 '천 년의 도시'라는 레어한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이 마을은 살아 남기 위해 그 타이틀을 간직하기로 한 것 같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중심가를 벗어나면 어떤 곳은 분위기는 살짝 바뀌어 요즘 분위기도 나고 어떤 곳은 공사도 많이 하고 어떤 곳은 폐건물이 많이 보인다. 그 모습들이 이 도시의 성장이나 변화가 아닌 딜레마처럼 보였다. 마치 아무리 오랜 것들이라도 간직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처럼. "중세시대를 테마로 한 테마파크"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


그리고ㅡ 예쁜 중세 시대의 건물들이 가득함에도 크게 끌리지 않는 것은 아마 거리에 산재한 견변(...)도 한 몫 할 것이다. 주변에 소 키우는 집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관광지에서 벗어난 곳들은 동네 전체에 냄새가 지독하게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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