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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Apr 13. 2016

Wergenirode/Deutschland

2016년 3월 10일, 베르게니로데에서.

10.03.2016 Wernigerode

이곳에서 3일째, 드디어 이곳을 돌아다녔다. 지난 이틀 동안은 깜깜한 저녁에 식사를 하기 위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구글맵에 의존해 걸어다녔다. 언덕 위엔 아름다운 성이 있고 그 성 아래에 조성된 베르니게로데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중세 시대부터의 모습을 간직한, 말 그대로 동화같은 마을이다.
자꾸 소환해서 미안한데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옆 동네 크베들린부르크와 비교하게 된다. 크베들린부르크는 중세의 모습을 재현한 체험관 같은, 인위적인 느낌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베르니게로데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가 중세 시대의 마을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눈에 보이는 풍경 조차도 중세와 현재가 함께 녹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건물들은 대부분이 목조 건물이라 이 곳의 목조 건물 거리는 명물이기도 하다. 중간 중간 현대식 건물이 가끔 끼어있기도 한데 그것이 신기하게도 주변과 꽤나 잘 녹아있다.(보니까 창틀을 주변과 맞췄더라) 건축 년도도 다양하다. 1500년대 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의 숫자들을 볼 수 있고, 백 년 단위의 역사를 가진 상점들도 종종 보이곤 한다.

이 거리를 걷는 것은 꽤나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었다. 다만 이 동네에서 아주 살짝 기분이 좋지 않은 일들이 있어 2%정도의 불만족도 존재한다. 8-10시의 체크아웃타임과 4-8시까지의 짧은 체크인 타임에만 숙소에 있는 스탭은 오후 3시엔 자기가 여기 없다며 역의 락커를 이용하라며 짐 보관을 거절했고, 유명한 오래된 찻집에 들어가 티와 케이크를 먹는데 차가 조금 모자라(왜 티 팟은 같이 안 나오는 거죠?) 따뜻한 물을 더 받고 싶어 이야기 했으나(아니 heiße wasser-hot water-까진 잘 통해놓고서 왜.....) 결국 같은 종류의 차가 한 잔 더 나와 강제로 차 두 잔을 마시고 두 잔 값을 내야했던 일들로 이 마을(의 사람들)과 나의 주파수는 묘하게 틀어져버렸다. 이들을 제외하곤 3일 동안 돌아다니며 만난 상점의 사람들은 모두 독일 답지 않게 친절했다.

유원지 같은 크베들린부르크에 비하면 다소 심심할 순 있지만 중세 시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 베르니게로데.


베르게니로데 성, Schloß Wernige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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