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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May 15. 2016

Keukenhof/Netherland

2016년 5월 9일, 네덜란드 큐켄호프에서.

09.05.2016 Keukenhof, Holland


선진국의 기준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내 개인적인 선진국의 기준은 장애인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가 사회에서 얼마만큼 활동 가능한가, 어떤 사회 시스템이 이들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작동하고 있는가ㅡ도 내가 선진국, 살기 좋은 나라라고 판단하는 큰 기준 중 하나다.


당일치기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본 것만으로 큰 도시를, 한 나라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날 내가 본 암스테르담과 근교의 시내와 거리는 거의 모두 턱이 없는 배리어 프리.


큐켄호프의 튤립축제 행사장에서도 전동, 수동 휠체어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보행보조차(실버카)를 정말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사회 시스템은 거동이 불편해도 불편함 없이 어디든 다닐 수 있게 해주고, 사회적 인식 역시 그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일이 없기 때문에ㅡ 이것들이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르지만, 사실 시스템도 사회 구성원의 개개인의 인식도 모든 환경이 갖추어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길에서 다리를 저는 사람만 봐도 한 번 쯤은 쳐다보고, 주변에 누군가가 다리를 절거나 움직임이 불편하다면 병든 몸病身이라며 조롱하는 사회에서 나고 자란 나는 이 나라 사람들이 부럽더라. 공평과 평등, 공존이라는 단어는 점점 모습을 감추고, 비교와 차별, 그리고 이기심이 만연해져가는 한국에서도 모두가 같은 것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올까.



흔히들 한국을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는데 나는 이 말을 싫어한다.
일단 나도 이 말을 하는 사람도 모두 현재 돈이 없으며, 앞으로도 돈이 많을 예정은 없다. 언젠가는 자신도 돈이 많이 생길 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으로 자위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돈ㅡ 안 생겨요. 살기 좋은 나라라는 건 내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되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살기 나쁘지 않은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지,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건 어차피 어느 나라 어딜 가든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돈이라는 물질적 가치가 절대적이고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는... 정신적으로 병 든 사회라고 생각한다. 저 말은 한국 사회를 더욱 아프게 하는,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를 회피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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