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4일, 프랑스 생폴 드 방스에서.
04.07.2016 Saint Paul de Vence, France
전날의 일정이 꼬이고 꼬여 일정이 모두 밀리고, 게다가 니스에서 1박을 추가하려고 했으나 예산에 맞는 숙소가 없어 결국 하루에 밀린 일정을 다 소화해야만 했다. 그래서 니스에서의 마지막 날은 이른 아침부터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 일정은 전날 아침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생폴 드 방스.
니스에서 버스를 타고 30~40분 정도 간 것 같다. 산을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전경은 남부 프랑스가 유럽 최고의 휴양지라 불리는 이유가 납득이 갈만한 풍경이었다. 이런 곳에 산다면 기분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지만, 도심에서 멀어 버스 혹은 자가용이 없으면 통학 및 통근이 불편하고 관광객이 많다는 점에서 이내 그런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다.
생폴 드 방스는 산 위에 위치해있지만 꽤나 큰 마을이었다.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간 곳에 방스 Vence라는 곳이 있는 듯했지만 거기까지 가기엔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갈 곳은 세 곳.
생폴 드 방스는 사실 이번에 여행을 준비하며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곳.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이라 들은 만큼, 좁고 작은 골목들, 유니크한 간판들, 다양한 회화, 조각 등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들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잘 꾸며진 관광지란 생각은 들었지만, 생활의 냄새는 느끼지 못했다. 슈퍼 하나 찾아보기 힘든 곳, 대부분의 가게들이 관광객들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가게들. 물론 어느 동네든 관광지화가 되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예쁜 이곳에서 느낀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어디를 둘러보든 무척 예쁜 풍경과 마을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기 충분한 곳이었다.
생폴 드 방스의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길바닥이 모두 꽃으로 꾸며져 있다는 것. 어떤 꽃을 새겨 넣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짐작으로는 해바라기가 아닐까 싶다. 이 프로방스 지방은 라벤더도 유명하지만 해바라기 역시 유명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모른 채 이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늘 땅만 쳐다보고 다니는 생활에서 모처럼의 휴일엔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하늘을 바라보기 바쁘겠지만, 이곳에선 땅을 보며 걷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뒤늦게 여행 당시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둔 메모를 발견했는데
'체력이 남아돈다면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는 것 추천. 전경을 찍을 수 있음. 나는 몰랐으므로 못함..ㅠㅜ'라고 써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