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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류 Oct 19. 2020

벼랑끝에서 나는 ​
거침없는 자유, 연출가 이용주

[문화다원 No15]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열다섯번째 좌표는 음악극 전문극단 '벼랑끝날다'의 리더이자 연출가를 만났습니다. <음악극 카르멘>, <클라운타운>, <음악극 십이야> 등 주옥 같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살아가면서 깊은 감수성을 가지고 무언가를 흠뻑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큰 재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 한권을 읽어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 보다 어딘가에 붙잡혀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 느낀 것을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고 표현하며 살아가는 여정은 참 귀한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스타일이 무르익어가는 연출가를 만났습니다. 그가 서 있는 좌표에서 바라보는 지평은 어떤 모습일까요?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이용주입니다. 87학번이고요... 현장에서 연극을 하다가 공부하고 싶으면 학교를 가는식으로 교차생활을 해서 사회연차는 딱히 모르겠습니다. 2010년부터 벼랑끝날다 라는 극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90년 중반까지는 학생이었고... 이후에 연기선생님과 현장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무가 자란다는 곳의 연극학교에 가서 3년 동안 Physical Theater를 전공했고 졸업후 현지 극단 연출부 일과 강의를 했었고요... 돌아와서 2008년부터 각 대학 연극학과에서 연기, 연출, 제작실습등을 강의했습니다. 2010년 극단 벼랑끝날다를 창단하면서 모든 강의를 끊었고 창작의 길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일터에서 저의 역할은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작품을 홍보하고 회계와 정산을 하고 세트를 나르고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은 배우들의 성장을 돕는 일이지요.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어렸을적 저는 사회성이 많이 부족했던 수줍은 소년이었죠. 우연한 기회에 무대에 올랐는데 너무 자유로운 거에요... 현실의 세상에서 힘들었던 많은 표현들이 허구의 무대위에서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공연예술의 세계로 인투하였고 지금까지 변함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50을 넘으면서 체력이나 건강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모든 것이 맑아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전에 추상적으로 혹은 관념적으로 알고 있던 많은 질문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아주 가까운 시기에 품어왔던 많은 예술적 가치들이 실현 될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5. 당신은 다른 부족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다른 부족이라..... 다른 부족들은 저에 대해 모르거나 신경을 쓰지 않을거라 봅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저는 어느 부족에도 속해 있지 않습니다... 그 누가 무당이나 백정, 광대들에게 관심이 있을까요 하하하. 신비주의는 결코 아니지만 이야기꾼들의 세상은 현실세계의 맞은 편에 있다고 봅니다. 저의 일은 저쪽 세상과 이쪽 세상을 연결하는 것! 이쪽 세상의 사람들은 결코 요구할 수 없고 예상할 수 없는 특별한 세계를 품고 있습니다.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 

 유년기의 황순원과 알퐁스 도데의 단편들... 메리메의 ‘카르멘’... 청년기의 일리아데 ‘샤머니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슬라바의 ‘스노우쇼’ 듣등^^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과 '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기-승-전-결'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예전의 나는 마-구-잡-이, 현재는 충동(상상력, 이미지)-아이디어-컨셉-디자인 입니다. 하지만 모든 과정에는 반드시 재미를 수반한 장난이 함께 하여야 합니다. 모든 창조는 어린아이의 흥미와 호기심이 출발점입니다!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모든 과정과 결과는 자연과 닮아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풍경화를 그려야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물이 흐르고 불이 타 오르고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자라고 숲이 모습을 바꾸는 과정을 통하여 창조와 소멸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무대에 투영하는 것입니다!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뛰어난 미술가와 음악가, 문학가, 무용가들에게 헌신하고 싶습니다. 만일 자연과 닮은 배우나 예술가를 만난다면 평생 그 혹은 그녀를 위한 무대를 만들며 살 것입니다!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그리워하면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노래 가사처럼 꿈을 꾸고 계속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따름이지요... 어릴적에는 조급했기 때문에 많은 것을 지나쳤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욱 느긋해져서 수월한것 같습니다... 초조함은 예술가의 적인것 같습니다... 오래 살아야지 하하하.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싶)나요?

욕심이 있다면 다른 부족과의 협업입니다. 나의 오만함이 머리를 숙이고 아집을 내려놓을 때가 되면 나보다 더 큰 존재를 위하여 무릎을 꿇고 헌신하고 싶습니다.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人기획人예술人 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 역할, 조직 등) 

모든 세대, 모든 역할, 모든 조직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유약한 피해의식과 속좁은 오만함, 편협한 집단 이기주의와 정면으로 부딪혀 피를 흘리고 거룩한 화해를 위한 희생양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모든 부족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값비싼 제물이 필요합니다... 값비싸지고 싶습니다.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페이스북 yongzoo lee


"새로운 연결실험, Fusion of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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