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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류 Nov 24. 2020

Con'text'의 재구성, 현대미술 작가 오재우

[문화다원 No22]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스물두번째 좌표는 현대미술 분야에 있는 예술인을 만나보았습니다. 겉으로 보면 심각하고 어려워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의 사유를 흔들림 없이 진전시켜나가는 분들이 현대미술 분야에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어떤 확고한 상태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인터뷰이에게 그런 확고한 상태로 보이는 이미지가 인간적인 모습에 다른 맥락에서 올 수도 있구나 했습니다. 최근 이희문 소리꾼과 <깊은 사랑> 시리즈를 비쥬얼디자이너로 함께 만들었던 분이기도 합니다. 그가 서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시각예술의 지평은 어떤 모습일까요?


"Context를 재구성하는 현대미술 작가"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오재우 입니다. 전시 시작을 기점으로 잡으면 15년 정도 됐습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현대미술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술을 기반으로 작업을 하면서 퍼포먼스, 공연 등의 작업에서 연출이나 드라마터그역할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젝트 기반의 예술작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어릴 때는 세상에 호기심이 엄청 많았던 것 같습니다. 궁금한 것들과 관심 있는 게 많은데 뭔가 학교에서는 채울수 없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 만화랑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했는데 학창 시절엔 그냥 공부를 곧잘 하는 편이라 좋은 대학에 가고 그 다음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IMF를 겪으면서 집안에 모범 답안처럼 살던 어른들이 삶의 궤도를 이탈하는 풍경을 많이 봤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그때 아 저렇게 산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란 걸 막연하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사는 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것? 생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것? 어떻게 하면 만족하면서 살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미술을 하게 된 것도 학교와 집에서 많은 반대를 하셨지만, 어차피 살 거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최근에 전통과 관련된 소리꾼들과 작업을 하면서 전통에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가장 보람 있는일 중의 하나는 얼마 전에 이희문 소리꾼과 <깊은사랑> 시리즈를 완결하게 된 것입니다. 그 사이 있었던 많은 전시들 보다 3년간 시리즈로 이희문 소리꾼과 함께 공연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저에겐 다시 못 올 경험이자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제가 서양미술과 미디어아트를 전공을 해서 서양미술과 미디어에 대해선 조금 알고 있었지만 전통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통 소리꾼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전통의 가사 소리 들을 접하게 되면서 전통문화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제가 하고자 하는 작업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다준 것같아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깊은 사랑(디렉토리) : 소리꾼 이희문, 드라마터그 시각예술가 오재우, 허영균 대담 소개


5. 당신은 다른 부족 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별 기대를 안 하는 편이라.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어떤 것이 있을까요?

프란시스 베이컨과 루시안 프루이드의 그림, 움베르토 에코와 히토슈타이얼의 책들, 이냐리투와 코엔 형제의 영화, 빔 벤더스와 베르너 헤어조크의 다큐멘터리.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과 '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기-승-전-결'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저는 보통 어떤 맥락에 '어떤 사건, 사물, 텍스트, 사람'이 놓여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 혹은 정보들, 연원들을 꺼내서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곳 저곳에 다시 배치해 봅니다. 다른 맥락에 넣어보거나 맞지 않는 것들과 조합해 보거나 상반된 것과 어울리게 해보는 겁니다. 그렇게 작품을 완성하거나 혹은 실패합니다. 이런 것들을 계속 반복해 가는 것 같습니다.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좋은 작품을 하는 것.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내가 뭔가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고 느낄만한 작품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하고요. 요구받는 가치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작가에게 요구하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최근에 많이 느끼는 건데 현실적으로 작업을 서포트해 줄 사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실무와 작업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옆에서 과정을 챙겨주시고, 제가 못 보는 것을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근래에 들어 많이 하게 됩니다. 또 전시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지원금을 받거나 예산을 받아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무적으로 정산을 하거나 계약관계를 처리하는 것들을 다하려니 너무 버겁더라고요. 그런 일을 도와주실 분이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힘이라고 하긴 뭐한데 저는 그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면서 살고 있어요. 그냥 후회할만한 것을 안 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뭔가 되게 속 편해 보이는 것 같은데, 그냥 고민이 많고 일이 많을 때도너무 걱정 많이 안 하려고 ‘노력’ 하려고 합니다. 스위치 켜고 끄듯 편하게 생각하려는 게 작가활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싶)나요?

요즘 제가 토탈미술관에서 월요일마다 예술 관련 종사자들을 모시고 월요살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이나 관련 종사자들과 그 사람이 해온 것들과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사람을 찾는 것과 작업을 보는 것, 그 사람의 업적을 들어보는 것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인 작업을 하면서 또 이런 식으로 흥미로운 사람들과 대담이나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을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人기획人예술人 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 역할, 조직 등)

음, 저는 독립게임 기획자분들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한국에도 독립게임이라는 장르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특히 그분이 그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하셨다면 그런 분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보고 싶고 만나보고 싶네요.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 요즘 인스타그램을 제일 많이 써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 @untitledjouissance  여기에는 작업이나 전시, 혹은 프로젝트 관련으로 피드를 올리려고 하고 있고요.

- @light_.n._shadow 여기에는 사진작업을 올리고 있습니다.

- @jw_drawing_2020  여기는 드로잉들 간혹 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결실험, Fusion of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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