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석류 Dec 24. 2020

지역과 연대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해가는 도봉의 사영미

[문화다원 No24]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스물네번째 좌표는 서울의 도봉으로 가보았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자치구 분권형 서울 지역문화 활성화 수립 연구>에 참여었습니다. 서울은 25개의 지역구가 있고, 현재 22개 자치구 문화재단이 있습니다. 연구의 과정에서 서울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도봉문화재단 지역문화팀장으로 계신분과의 인터뷰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역문화 기획자이자 행정가인 그가 바라보는 지평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번 소개시켜드려보고 싶습니다.


"지역과 연대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가는 지역문화 기획자겸 행정가"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제 이름은 사영미입니다. 2006년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15년차 정도 되었네요

xㅡ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지역축제 및 관광콘텐츠 개발, 문화관광축제, 전통문화 및 국악, 한복진흥 등의 주제를 가지고 연구, 정책개발, 사업평가, 사업수행을 하였고, 적을 둔 것은 문체부산하 기관, 민간컨설팅회사 그리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지자체 출연기관인 도봉문화재단에서 지역문화관련 사업을 하고 있네요. 뒤돌아보니 다양한 형태의 기관에서 다양한 주제를 관찰해 왔네요.

현재 재단에서는 지역예술인지원, 지역축제, 지역조사, 문화공간운영 등 지역문화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기존에는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업무만 했다면, 청년, 공동체, 마을, 협치 등 지역을 둘러싼 다양한 의제를 다루기도 합니다.  
사실, 기존에는 문헌과 분야별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통해 해당 분야에 대한 지형을 살펴보고 사업을 계획하고 평가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면, 현재는 지역과 밀접하게 소통해야하는 지역문화재단이다보니 지역(도봉)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를 지역의 주체와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해가 지날수록 좀 더 문서에서 현장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네요. 나중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혹은 기획자를 해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현재 제가 조직에서 하는 역할은 한정된 인원과 한정된 예산으로 팀을 운용하는 역할이다 보니 여러 단위와의 조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비교적 행정업무의 비율이 팀원에 비해 낮기도 하고, 다양하고 광범위한 지역의 욕망을 행정의 언어와 행정의 틀 안에 안전하게 연결하는 작업을 더욱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현장 혹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까운 예술가와 주민과의 대면 접촉이 많다보니 보다 더 유연하게 움직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고민하고 있어요. 민원과 업무량에 지쳐가고 있는 동료들을 응원하는 일도 제 역할 중 하나로 매우 중요하다고도 생각하고 있어요.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일의 시작은 어디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좋아했고 그저 막연히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타고난 문화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저, 백스테이지에 있는 사람으로 지원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그렇게 시작한 공연일이, 지역과 만나 지역축제가 되기도, 관광자원 개발로 연결이 되었다가, 일상 안에서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만나 지금에 있는 것 같아요.
현재 지역문화재단에서 근무하게 된 가장 큰 계기와도 연결이 되는데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공간과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른 지역의 관광이나 축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일상공간에 대해, 아이가 자라는 문화적 환경에 대해 고민을 더 하게 되는, 제 당사자성이 더 큰 동인이 되었던 것 같아요.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최근 3년 동안은 정확히 제가 지금의 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간과 같은데요. 가장 보람 있는 일은 지역의 주민이나 주체와 서서히 알아가며 연대감이 생긴다는 점인 것 같아요. 지역은 좁지만 끝이 없이 깊어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이던, 나쁜 이야기이던 지역의 많은 이야기가 제 귀에 일찍 들려올 때도 내가 어떠한 일을 차곡차곡 쌓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리고 제 개인의 일상에서 인사이트 되는 것들을 과업으로 실행해 보고 유의미한 결과들이 나오는 것들을 살펴보는 게 제 개인한테는 매우 큰 의미가 있기도 해요. 이러한 과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저에게 감각을 훈련시키는 작업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에 와서 살펴보니, 혹은 고백하건데, 그전에 관찰하고 작성해 봤던 정책보고서 혹은 연구서들이 현장이나 지역으로 갔을 때 작동되지 않는 이유나, 혹은 작동이 가능한가에 대하여 자기 확신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쓰인 것들이 많았거든요. 정책의 영역에서 어떠한 맥락으로 흐름이 정해지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그러한 정책들이 지역에서 어떠한 잘 작동되기 위한해 어떠한 요소가 필요로 한지, 어떠한 지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현장에서의 적용에 있어서도 나만의 방식을 현장에서 만들어보고 찾아도 보는 작업이요.

  

5. 당신은 다른 부족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지역문화생태계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간의 협력 네트워크구축, 문화예술 활동 지속을 위한 지원체계, 자율성, 유연성, 혁신성, 기획력, 청렴, 신속, 데이터관리 등등 다양한? 웬만한? 가능한 것을 문화재단의 이름으로 지역에서, 예술가에게, 기획자에게, 행정가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요구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 

저는 마션이라는 영화를 가장 좋아해요. 여러 시련과 고난 안에서도 현상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 그 안에서 해학적인 면을 놓지 않은 것. 이것이 매우 중요하고, 제 생각과 행동에 있어서도 큰 가치인 것 같아요.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과 '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기-승-전-결'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그저 일반적으로 가는 것 같아요. 여러 번의 간담회와 논의 과정을 통해 지역의 필요와 요구지점을 찾죠. 개개별이 가지고 있는 욕망도 찾아보고요. 당연히 지역의 정책이나 조직 관점 차원에서도요. 그러한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리서치를 해요~ 그때는 함께 할 수 있는 팀원이나 동료들과 함께 그 사업이나 프로그램의 당위성을 찾아내요. 그리고 가장 적합한, 혹은 해보고 싶은 사업의 방식과 내용을 설정해 봅니다. 팀원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리서치과정을 저 혼자 하게 되면 항상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어떠한 프로그램이나 사업이던 담당자와 제가 사업의지를 가지는, 혹은 가지게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누구 던지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는 건 싫잖아요. 제 입장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는 담당자가 이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업의 방향과 방식을 설정하면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사업을 추진합니다. 사업과정에서 세부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가며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담당자와 사업 추진을 복기를 해보지요. 그 결과에 맞춰서 다음 스텝을 조정하고. 이러한 방향을 반복해서 하는 것 같아요. 반드시 신규프로젝트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매년 운영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꼭 한가지 이상 문제의식이라도 발견해서 하나하나 변형을 해보는 방식으로 해보고 있어요.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개인의 대한 존중 같아요. 상대방도 존중하고, 상대방도 저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의 일은 고유목적사업을 가지고 다양한 범주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족의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에요. 사실 행정이던, 기획자던, 예술가던 혼자서는 움직이긴 어려운 환경이잖아요. 다른 부족사람들과는 서로가 서로의 지지자가 되고,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이상적이거나 평화주의적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디테일하게 작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때론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의 하며 싸울 땐 싸우더라도, 힘을 합칠 때는 또 합쳐줘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각각의 생태와 입장을 고려해 주거나, 이해해 주는(제 바램입니다만.). 상대가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을, 요구 혹은 피력해야 할 때, 필요한 말을 대신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저는 함께 지역을, 문화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부족의 사람들 같아요. 실제로 우리 조직은 한두명이 눈에 띄는 일을 하는 것 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거든요. 다양한 방법론과 지역 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주변의 동료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뚝딱 원하는 예산이 나오는 황금 의회 망치를 가지고 싶어요.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다는 점 인 것 같아요. 새로운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잘 시도해 본다. 그리고 생각보다 맷집이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시간을 들여서 꾸준히 일을 해야 할 때 생겨나는 다양한 의견에 대해 견딜 수 있는 맷집이요. ㅎㅎ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싶)나요? 

요즘은 다양한 개인 취향을 반영한 소규모 프로그램을 다들 원하시잖아요. 다양한 분야, 소수의 문화도 좋으니 주민들이 개인의 그 어떤 취향을 가질 수 있고, 일상 속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요. 그래서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싶어요.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人기획人예술人 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 역할, 조직 등)  

저는 같은 부족, 다른 부족 상관없이 다 만나 뵙고 싶네요. 요즘과 같이 만남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는 더 더욱더요. 그리고 도봉에 관심이 있으신 행정, 기획, 예술인은 더더욱 우대 합니다~ ^^


"새로운 연결실험, Fusion of horizon"

 


매거진의 이전글 춤을 추고, 춤을 쓰고, 춤을 나누는 그릇 김미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