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번째 좌표는 첼리스트로서 현재 가야금 연주자와 듀엣을 이루고 있는 예술인을 만나보았습니다. 행정인은 보통 '나만의 행정의 언어'라는 고유성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채색을 가지려는 본성이 있는데 비해 예술인은 그의 연주나 작품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다!' 라는게 느껴질 수 있는 유일성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나의 노래를 들었을 때, 누구와 단지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예술인의 생명력은 약해집니다. 그걸 넘어서기 위해 자신의 방법으로 부단한 노력들을 합니다. 이번에 만나본 첼리스트는 클래식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야금 연주자와 앙상블을 이루어 또 다른 경계를 넘어가보고 있습니다. 하나의 경계를 넘어가면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젊은 아티스트가 바라보는 예술의 지평은 어떤 모습일까요?
'나만의 음악적 목소리를 찾아가는, 첼리스트'
1.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김 솔 다니엘 입니다. 첼리스트로 본격적으로 연주활동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잡았을때는 15년쯤 된것 같습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지금까지 쭉~ 첼리스트/음악가로 활동해왔습니다. 2016년에 가야금연주자 윤다영님 하고 같이 첼로가야금 듀오를 결성한 이후로부터 작곡활동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리렌서로서 따로 일터 혹은 작업 공간이 있다기보다는 제 악기가 저와 함께하는 모든 자리가 작업공간이 될수있다는 생각을 갖고있습니다.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음악’ 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의 부모님 영향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니가 오페라 가수여서 태어나기전부터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음악을 듣고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어렸을때부터 음악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서 저의 내적인 욕구는 '첼로가야금' 의 첼리스트로서 대답을 해드리자면, 음악을 하면서 나만의 색깔, 나만의 음악, 나만의 소리를 찾아가는 창작의 대한 갈증도 어렸을때부터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에 가야금연주자 윤다영님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작곡을 해보았고 그동안에 계속 찾고있던 나만의 음악적인 ’목소리’ 를 찾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4. 최근 3년 동안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보람있었거나 의미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최근 3년동안 ‘첼로가야금’을 통해서 많은 좋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18년에 첼로가야금의 첫 정규엘범 South Wave, North Wind 가 나오면서 저만의 첫 음반이 나왔고 또 그 음반이 다 가야금연주자 윤다영님과 함께 공동작곡한 곡들로만 구성된 엘범이어서 더더욱 의미있는것 같습니다. 그냥 ‘클래식’ 만 해왔었다면 맺어질수가 없는 좋은 인연들도 만나고. 연주할 수 있는 기회들도 많이 주어진것 같습니다.
5. 당신은 다른 부족사람들에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크게 기대나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고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대와 요구를 받을만한 위치까지 올라가려고 열심히 노력하고있는 중이라고 해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다만 저를 클래식 첼리스트/음악가로 알고 접하게 된 사람들은 제가 클래식에 더 집중을 하고 ‘성공’을 했으면 좋겠다 라는 기대? 를 하고 있는 느낌은 가끔식 받는것 같습니다.
6.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시켜주신다면?
음악가로서는 아무래도 (여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영감을 재일 많이 얻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영화, 드라마나 미술작품들이나 글을 통해서도 영감을 많이 얻는것 같습니다.
음악: John Scofield, Nils Landgren, Dave Brubeck, Fkj, Beardyman, John Williams, Hans Zimmer, 다이내믹 듀오, 빈지노, 산이, 딘, 콜드, 박재범, ph-1, Sik-k., 박경소 등
7. (서로 다른 부족의 '일의 방법'과 '생각의 관점'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기-승-전-결'은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새로운 곡 작업을 시작할때 analysis (연구, 분석, 공부)으로 시작하는것 같습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brainstorming과 즉흥작업을 (improvisation) 통해서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모으려고 합니다. 제일 어려운 단계가 그 이후로 “제거” 를 하면서 다듬는 작업인것 같습니다. 밥먹을 때도 너무 한꺼번에 많이 먹을 때 체하는것 처럼 곡을 만들 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하면 듣는 사람이 너무 정신 없어지면서 더 이상 곡을 안듣게 되는것 같습니다. 연주자로서 그리고 작곡가로서의 만족과 듣는 사람의 만족을 둘 다 채울 수 있기 위한 balancing act를 하면서 고민과 현타가 재일 많이 오는것 같습니다. 곡 작업이 끝나는 순간은 음원으로 녹음할때 인것 같습니다. 그전까지는 계속 수많은 수정 작업을 통해 곡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녹음해놓고 나서도 한참 시간이 지나서 마음에 안들면 또 수정하는것 같습니다.
7-1)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저는 discipline 인 것 같습니다. 곡 작업 할 때도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작업 시작조차도 못하는것 같습니다.
8. 누구나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도움과 협력이 필요한가요?
저는 옆에서 같이 뛰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혼자보다 적어도 두명에서 같이 작업이나 일을 하면 1+1=2 가 아닌 1+1=3 가 되는 syngergy효과를 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번 일을 시작하면 너무 그 일에 빠져서 산으로 갈 때도 많아서 옆에서 적당한 선에서 브레이크도 걸어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나랑 비슷한 성향의 사람 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만날 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저는 한가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집요함과 책임감이 저의 재일 큰 장점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한가지가 무엇이 됐든 시작하기전에 진짜 신중하게 오랫동안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그외에는 작업을 시작하고 난 뒤에는 무조건 먼저 해보고 보는 도전정신 (do first, ask questions later) 그리고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능력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수준에 알맞는 구체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 저의 장점인것 같습니다.
10.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고 있(싶)나요?
앞으로 더더욱 클래식 첼리스트 뿐만이 아닌 “음악가”로서 성장하고 세계 음악마켓을 뚫고 싶습니다. 그것을 위해 최대한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는 기획자, 아티스트, 행정인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접 행정분야에서도 일을 해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게 되면서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지 성장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networking 이라고도 요약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1. 다른 부족에 속해있는 다른 역할을 하는 행정人기획人예술人 중 어떤 좌표에 있는 사람들과 당신은 이야기 나눠보고 싶으신가요? (세대, 역할, 조직 등)
저는 특히 기획쪽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프로젝트를 실행을 할 때 기획단계에서 아직 많이 배워야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이 들고 또 아티스트를 찾고 섭외하는 기획자들의 시선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