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부터 AI까지 모든 테크놀로지 발전과 함께 성장한 이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부모님은 테크놀로지를 잘 모른다며 부모님 댁에 가면 스마트폰 셋업에 앱 설정을 꼭 해드리고 온다고 한다. 내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나와 비슷한 세대라 조금 의아했다. 한국에서도 내 나이 또래의 중년은(여기서 중년은 40대 후반과 50대와 앞서가는 60대를 염두에 둔 그룹이다) 80년대 피시통신을 비롯해서 90년대 인터넷 2000년대 핸드폰과 스마트폰 그리고 현재 AI까지, 디지털 시대의 태동에서부터 함께 성장해 왔는데 미국의 동세대가 스마트폰 설정도 못한다? 혹시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 아닌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컴퓨터를 친구집이나 교무실에서 밖에 접할 수 없었지만 나도 대학 때부턴 개인용 컴퓨터를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엔 프로그래머로 일하기도 했다. 동기들 중엔 고등학생 때부터 피시통신으로 전국의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게임도 하며 성장한 애들도 꽤 있었다. 대학 졸업 이후로는 인터넷 동호회 활동도 활발히 했고 인터넷 채팅으로 사귄 친구들 중 몇몇은 지금껏 연락이 닿기도 한다(생각난 김에 방금 그 친구들 중 둘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문자를 보내고 왔다.) 현재 중년은 인터넷 계정을 만들고 쓰기 시작한 첫 세대이고 세금납부부터 인터넷 뱅킹 등 온라인으로 모든 잡일을 처리하는 게 일상인 세대이다.
물론 중년 중에도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유용한 앱을 다운로드하여 쓰는데 겁을 내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나 꼭 필요하면 금방 적응하고 바로 쓸 수 있는 배경지식을 이미 갖추고 있어서 카톡 앱으로 송금하거나 기프티콘을 가장 많이 보내고 온라인 정치활동에도 적극적인 사람들이 바로 한국의 중년이다. 만약 우리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한다면 누군가가 오랫동안 대신 해줘서 잘 다룰 필요가 없었을 뿐이고 필요한 때가 오면 가속도를 내며 테크놀로지에 바로 적응할 것이다.
그러니 그대의 부모님이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툴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면 대신해드리지 않는 게 좋다. 무엇이 좋은 지 정보를 드리고 어떻게 시작할 수 있는지 팁만 조금 제공하면 몇 번의 전화통화 끝에 알아서 잘 배워 쓰실 것이다. 심지어 본인이 찾아낸 좋은 앱을 공유하는 문자를 계속 보내며 귀찮게 할지도 모른다. 그대의 부모님은 뼛속부터 테크에 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