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안에 바꿀 수 없는 건 말하지 마라

함께 사는 사회에서 말의 힘

by 류지

얼마 전 유튜브 추천 영상들을 보다가 한 초등학교 교사가 30초 규칙을 설명하는 걸 보게 되었다. 30초 안에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면 언급도 하지 말라는 거였다. 예를 들어 새로 머리를 염색한 사람에게 머리색깔이 이상하다고 하면 그걸 바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머리를 가리려고 하거나 아니면 아얘 숨어버리는 등 그 사람을 더 큰 곤란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교사는 말이란 큰 힘을 가지고 있고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며 주변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는 말보다는 친절한 말을 하자고 했다.


이 영상에 내게 큰 울림을 준 이유는 30초 규칙이 우리 사회의 대다수의 경우에 다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모나 태도나 행동이 나와 다를 때 30초 안에 바꿀 수 있는 것이면 그걸 지적했을 때 바꾸고 안 바꾸고는 당사자 마음이므로 큰 상처를 주진 않지만, 바꿀 수 없는 것을 지적했다면 그걸 말하는 순간 상대를 언어로 학대하는 것이 된다. 국적이나 인종이 다르다고 비난하거나 지적하는 것은 본인이 원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므로 상대를 학대하는 것이다.


가끔 학생들이 특정 인종이나 특정 성별, 동성애자들이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를 가감 없이 드러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그게 왜 혐오스러운 지 물어본다. 그들의 대답은 늘 논리적이지도 납득되지도 않아서 다시 묻게 된다. "인종이 다르다는 건 출생지가 다른 것과 어떤 점에 차이가 있을까?" 인종도 성별도 성정체성도 출생지도 우리 의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그걸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걸 비난한다면 내가 한국에 태어났으므로 비난받아야 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30초 규칙, 모두와 함께 사는 사회에서 누구나 기억해야 할 최우선의 규칙이라 말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세대는 서태지와 아이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