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한 번 해봤지만 아직 이유를 잘 모르는 절차들이 많다. 3일간의 절차를 소상히 기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절차 하나 하나를 따져 왜 그렇게 하는지는 잘 모른다. 예를 들어 관 뚜껑은 왜 쇠못으로 박지 않는지, 염을 할 때는 왜 매듭을 짓지 않는지, 왜 삼일 째 되는 날 입관을 하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우연히 책을 읽다가 우리나라 민속 문화에 대한 내용을 보았고 거기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아래는 책 내용이다.
/죽은지 사흘이 지나서야 시신을 관에 넣는 이유를 정리하면 첫째는 소생을 바라는 마음에서다. 혹 돌아가신 부모가 다시 살아날지 모르니 적어도 사흘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그래서 우리의 전통 장례에서는 입관하기 전까지 시신을 묶지 않고 얼굴을 싸지 않았다. 지금도 수의를 입히고 염을 할 때 끈으로 단단하게 묶을지언정 매듭을 짓지 않는 것역시 혹시라도 시신이 깨어나면 저절로 풀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사흘 후 입관은 생명존중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틀에 한 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엄마 꿈을 꾼다. 죽은 사람은 꿈 속에서도 말을 않는다는 속설이 무색하게 엄마는 내게 말을 걸고 장난을 친다. 우리는 여행을 가고 맛있는 걸 먹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꿈에서도 알고 있어서 잠을 자는 것 조차 정말 괴로웠는데 이제는 적응이 됐다. 엄마 꿈을 꾼 날 아침이면 슬픈 생각에 잠기지 않게 얼른 다른 것에 집중을 한다.
죽은 지 사흘이 지나도록 엄마는 다시 살아나지 않았고 나는 엄마의 시신을 관에 넣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직도 아득할 때가 있다. 정말 엄마가 죽은 것이 맞나 ? 아직도 엄마는 매일 같이 내 꿈에 나와 살아 움직이는데. 엄마를 땅에 묻고 4계절을 더 보냈는데도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엄마가 살아 돌아오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