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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리 Feb 10. 2022

너는 정말 운이 좋구나

하루 아침에 엄마를 잃고 한참 동안은 이런 생각에 잠겨 지냈다.

난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


엄마를 하늘로 보낸지 두달만에 소송에 휘말려 서초에 있는 법조단지를 두 발로 휘젓고 다녔다. 그 땐 더 힘들었다. 세상에 버림받은 기분. 내가 있는 곳은 폭풍 한가운데 같았다. 한 친구가 나를 위로하며 이런 말을 했다.

'너한텐 왜 자꾸 이런 일만 생기냐..'

아무 뜻이 없이 그냥 무심코 나온  일수도 있지만 나는  말이 아직도 생각이 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상처긴 상처였나보다. 그냥  말이 내게 꽂혔다. 나는 정말 안되는걸까?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그런 우울감이 한동안 들었었다.


어느 날 다른 친구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와, 너 진짜 운 좋네. 세상이 다 니 위주로 돌아가는구나!!'

  아니었다. 기껏해야 알바천국에서 좋은 조건의 알바를 찾은  같은 그런 .  처음  말을 들었을  기분이 좋기는 했지만 어딘가 우스웠다. 이거가지고 무슨 운이 좋다고    까지야, 하고 말이다.


친구는 이후로도 아주 꾸준히, 지속적으로 아주 사소한 일에도 수시로 나에게 '너는 참 운이 좋다'고 말 했다. 소송 때문에 법정에 들락거려도, 최종면접에서 떨어져도, 남자친구한테 냅다 차여도 언제나 당차게 말했다.

'와! 너 진짜 운 좋다!'

진짜 운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 했든, 나 기분 좋으라고 그렇게 말 했든 어쨌거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자꾸 듣다보니 진짜로 내 운이 좋아지는것만 같았다. 마음 속에서 '운'이라는 것이 퐁퐁 솟아나는 기분이랄까?


오늘 3년간 공부했던 임용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친구야, 나 합격했다'

 '와, 진짜 세상이 다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네. 너 음악 선생님도 뚝딱 해내는구나!'


어쩌면 나는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운이 좋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으니까 *^--------^*


뚝딱 !! 임용 합격 해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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