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가 가는게 너무 아까워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팠는데도 두통약을 먹어 가며 친구를 만났다.
엄마가 너무 그리울 때가 있다. 이제는 내게 남은 기억들이 점점 작아지나보다. 얇은 커튼에 한 겹 쌓인 것 같이, 엄마를 떠올려도 생생하지가 않다. 예전에는 칼날 같았다면 이제는 그리운 느낌조차 투박하다. 이젠 나도 아는거다. 그 기억은 이제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다는 걸.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기억 속에서 엄마를 끄집어내서 했던 생각을 또 하고 또 한다. 이제 엄마랑 관련된 새로운 기억이 추가 될 일은 없다. 영영 없다. 이런 생각을 할때면 매번 처음 이 사실을 안 것 처럼 슬프다. 아니 이미 알아서 더 슬픈건가? 맞은 데를 또 맞으면 아픈 것 처럼.
앞으로 나는 죽을 때 까지 엄마를 보고싶어하겠지. 25년이라는 시간만 보면 긴 세월 같은데. 엄마랑 보낸 시간이 너무 짧다. 우리가 이 생에서 거기까지인 줄 알았더라면 나는 그 시간들을 그렇게 보내지 않았을텐데. 지난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시간이 흐르는 이 순간도 이렇게 아깝나보다.
엄마,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앞으로 남은 인생에 나는 한순간도 빠짐없이 엄마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사실이 때때로 너무 버겁게 느껴져. 그건 영원한 내 숙제겠지. 어쩌면 산다는 것은 남겨진 자들의 그리움, 외로운 나 자신을 이리 달래고 저리 달래 어찌 저찌 하루를 보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