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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유리 Nov 18. 2022

 손으로 뭘 만들줄 아는 사람은 믿어도 된다고.

  나는 생각 해 볼 거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먹고 사는 문제 같은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서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아무 상관 없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는 어쩐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먹고 사는 문제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몇 명 있다. 많지는 않고 한 명. 그랬는데 다른 친구가 나에게 오늘 그런 질문을 해주어서 오늘로써 두 명이 되었다.


  예를 들으면 이런 질문이다. 어른이 된 것 같은 때가 있다면 언제야? 그러면 나는 그에 대해 생각을 해보다가 글로 쓴다. 친구는 나에게 그런 질문 받는 순간을 좋아한다. 친구도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는 블로그에 글을 쓴다. 우리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서로의 글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험난한 이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가는 느낌이랄까?


  오늘은 이런 질문을 받았다. 친구가 신경숙의 <외딴방>에서 읽고는 메모장에 적어 놓은 내용이라며 운을 뗐다. 주인공의 엄마가 연탄을 팔며 불을 피워주는 일을 하는 청년을 보고 ‘손으로  만들줄 아는 사람은 믿어도 된다고.했다는 부분을 보고  그럴까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너는  그런  같아?’ 하고 나에게 물었다. , 이런 달콤한 순간들. 살아가는  아무 쓸모가 없는  같지만 결국은 나를 살아가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 낭만적이기도 하지!


  말은 허공에 머물다 흩어지지만 손으로 한 것은 어디 가지 않는다. 손으로 만든 옷, 손으로 쓴 글씨, 손으로 만든 그 모든 것들. 그것들은 이 세상에 남아 나를 증명한다. 주인공의 엄마는 그래서 그렇게 말을 했던게 아닐까? 흩어져 나의 뒤통수를 칠만 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들만 믿으며 살아갔으면 하는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말이다.


  보편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때때로 허무함을 느끼는지, 불행이란 무엇이라 정의하는지, 외로움과 고독은 어떤 차이라 생각하는지... 나는 그런 뜬 구름 잡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손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누군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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