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kakaoT) VS 리프트(Lyft)

by 버들
호놀룰루공항의 Ride App Pickup이다.




카렌트에 실패한 우리는 공유차량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찾아보니 빅아일랜드엔 우버(Uber)와 리프트(Lyft)라는 플랫폼이 있었다. 그나마 친숙한 우버를 사용해 볼까 했지만, 어쩐지 이곳에선 리프트가 좀 더 통용되는 것 같았다. 휴대폰 어플을 통해 인근의 차를 잡아비용을 치른다고 하니 카카오택시를 상상할 수 있겠으나 전혀 다른 방식이다. 리프트는 말 그대로 카셰어링 플랫폼이다. 공항에는 어플차량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 마련되어 있었고, 차량이 손님을 태우러 달려오는 거리까지 가격에 반영하다 보니 택시 어플이라기보다는 차량 오더 플랫폼에 가까웠다.


카카오택시는 말 그대로 택시가 온다. 어쩌다 운이 나빠 투머치토커 기사님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차 안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고, 능숙한 운전 실력에 편안한 승차 경험을 제공받게 된다. 반면에 리프트로 잡은 차들은 정말 각양각색이다. 그냥 일반인이 모는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거다. 여행도중 우린 리프트를 많이 이용했었는데, 정말 다양한 드라이버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전업으로 하는 사람처럼 택시 수준의 격을 갖춘 차량도 많았다. 하지만 어떤 중년의 여성 드라이버는 캐리어를 트렁크에 실을 때 차량에 부딪칠까 봐 노심초사했고, 어떤 중년의 남성 드라이버는 정말 난장판인 차량을 몰고 왔다. 천장 시트가 다 뜯어져 베일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하지만 드라이버들의 언행은 이상하리만큼 하나같이 친절했다.


왜 그럴까! 확신까진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TIP’ 문화에 그 혐의점을 두고 있는 편이다. 교통비를 치른 후 어플은 팁을 계산할 수 있게 한 번 더 결제를 유도한다. 심지어 가격의 15% 내외, 20%, 30% 등 팁 비율을 매긴 선택지를 들이댄다. 그러니 드라이버는 자신의 불친절한 언행이 손님에게 팁을 주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를 제공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러니 기회만 나면 친절한 한 마디를 냅다 얹어보는 것이다.




'카풀 서비스'반대…전국 택시 업계 반발 | jobsN : 네이버 포스트


한 때 공유차량플랫폼 도입을 둘러싸고, 여러 플랫폼기업과 택시조합 간 갈등이 첨예했었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기업들이 한 발 물러나면서 오늘날 카카오택시 같은 형태가 안착했다. 택시조합의 이해관계 때문에, 쪽수에 밀려 혁신이 도입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만연했었다. 하지만 이 빅아일랜드의 카셰어링은 팁 문화 덕분에 성립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과연 서울에선 원활히 도입될 수 있었을까? 오히려 지금의 카카오택시가 바람직한 혁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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