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 Serie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yumiverse Oct 11. 2020

P17-비대면 시대의 콘서트란

SBS Super Ontact 콘서트

어떤 좋아하는 가수가 있어서, 콘서트가 열리면 그 어려운 티케팅을 뚫고 매번 가는 것은 아니다. 나름 팬클럽도 가입하고 온라인 활동도 하지만, 그...'뒷방 팬'으로 꾸준하고 성공적인 활동을 기원하고, 기사가 있으면 기사를 읽어보고, 앨범을 사서 후원하며, 생각이 나면 스밍정도 하는 정도의 소심한 팬이랄까.




맨 처음 아이돌의 콘서트를 간 것은 아이오아이(I.O.I)였다. 물론 그 이전에 콘서트를 가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돌과 같은 팬덤이 강한 가수보다는, 매니아 팬이 많았던 가수들 위주 혹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자우림, 김윤아, 015B, 폴 매카트니 등등. 물론 단독 콘서트가 아닌, 아이돌을 포함해 많은 가수들이 나오는 콘서트도 경험했다. 그래도 '콘서트'라는 것은 음악을 즐기러 가는 것이 목적인 경우가 다수.


처음 갔던 콘서트의 충격과 공포(?)


혹시, 아이돌 콘서트가 일반 콘서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항마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이돌 콘서트는 아이돌 멤버 각각의 시간이 있고, 대화(?)하는 시간이나 뭔가 이벤트를 하는 시간이 있으며, 항마력 필요한 오글거리는 멘트와 영상이 가득하다. 아이오아이 콘서트에서 딱 절실히 느꼈던 부분.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콘서트인가영상회인가"라는 해시태그에 기록해놓은 것처럼, 그닥 크지 않은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콘서트는 항마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물론 음향 시스템은 최악이었고, 그냥 '내가 응원하는 아이돌과 한자리에서 즐기고 있어'라는 의미가 가장 중요했다. (물론 내적댄스도 발동)




이번에는 아이즈원(Iz*One)이다! 일코를 하고 있는 건 아닌데, 뭐 다들 관심이 없더라(...)


1기를 이어 2기까지 이어서 Wiz*One!


팬클럽 특별 예매덕에 편안-하게 예매를 진행하고 다녀왔던 아이즈원의 첫 콘서트, 'Eyes On Me'는 확실히 아이오아이의 콘서트와는 퀄리티가 달랐다. '프로듀스 101'이 발전(???!)을 거듭해서 '프로듀스 48'이 된 것처럼, 콘서트의 규모도 확장되었고, 퀄리티도 많이 좋아졌다. 아이돌에게 있어 기획사의 힘이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 부분. 

장충 체육관에서 잠실 실내 체육관으로 바뀌면서 규모도 커졌음에도, 내가 응원하는 아이돌을 조금이라도 가깝게 보려는 팬들의 마음을 잘 담은(?) 것처럼, 어떤 자리에서도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난 멀찌감치 뒷방팬으로 내적댄스만 물론 아이오아이를 거치면서 나의 항마력도 높아졌긴 하지만, 확실히 '영상회'로 느껴지는 것보다는 '음악'과 '음향'에 많은 공을 들였던 것도 느껴졌다. 응원봉의 최첨단 기술(!)을 체험해본 것도 신기한 경험.


실내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것은 대체 왜일까. DSLR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스마트폰까지...?




그리고 COVID-19의 시대가 되었다. 만일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다면- 아이즈원도 한-일을 오가면서 활발한 활동을 했을 것이고, 아마 오프라인 콘서트도 한 번 쯤은 더 하지 않았을까. 아 물론 PD의 조작으로 인한 활동 불가상황은 별개


COVID-19의 시대가 되어, 모든 것은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운영하고 있는 #이름없는스터디도 온라인 스터디가 메인이 되었고, 많은 오프라인 모임은 취소가 되었다. 심지어 온라인으로는 불가능할 듯 했던 '콘서트'도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열린 Travis Scott의 콘서트. 짧았지만 첫 온라인 콘서트로 의미를 가진다.


한동안 아이돌 팬들에게 중요한 콘서트로 카운팅되던 '슈퍼콘서트'도 온라인이 되었다. 마침 기회가 되어 온라인으로 참여를 하게되었는데...과연 이런 것이 온라인 콘서트의 경험인가, 기록을 남겨두고자 한다. 길고긴 서론




온라인 콘서트의 접속은, 스터디에서 하는 것처럼 특정 URL을 통해 들어가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었다. PC와 모바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나 앱을 다운 받아서 들어가는 것도 동일.


공연에서 사용한 컨퍼런스 툴은 'BreakOut'이라는 국내 프로그램이었다. 뭔가 이전에도 있다가 이름이 바뀐 모양인데, 설명에 따르면 컨퍼런스에서 오리엔테이션 후 '조'를 나눠서 진행이 가능하고, 이후 다시 설문, 결과 제출 등이 가능하다고 한다. 근데 이거, Zoom도 되는 건데...?
https://www.breakout.cloud/


요즘 방송에서 흔히 보이는 장면. 과연 이런 것을 어떻게 하는 것일까


차이점은, 아무래도 공연하는 가수들의 배경으로 팬들이 등장하는 것 때문인지, 반응을 위해 '리허설'을 한다는 점이었다. 정식 공연 전날, 가수 별로 지정된 시간에 접속해서 로그인 하면, 화면은 아무것도 없고(...) 스태프의 지시가 화면에 뜬다. 그러면 팬들은 그 지시에 맞춰서 환호성을 지르거나, 응원봉을 흔든다거나 하는 리허설. 리허설 과정에서는, 본 콘서트 중 아이돌과 '리액션'할 사람들을 '1대1 대화방'으로 초청을 하는 것도 보았다. 아마 방송 시의 주의사항이나, 준비 사항 - 아이돌에게 할 질문이라거나, 반응 등 - 을 알려주는 듯하다. 나는 리허설이라 일단은 웹캠이나 마이크 없이 참여.


공연 당일. 지정된 시간 내에 접속해야 한다. 접속을 하면 아래와 같이 스케줄이 뜨고 '미팅 목록'에서 "참가"를 누르면 클라이언트가 실행이 되는 방식.


이건 뭔가 직관적이다


여기까지는 Zoom 등의 온라인 컨퍼런스툴과 거의 같다. 오히려 초기 로그인 후 스케줄을 보여주고, 날짜 클릭 시 미팅 목록에 따라 '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오히려 좋아보이는 편.


뭐 UI 자체는 괜찮은 듯 해


UI도 나쁘지 않은 듯. 모바일 앱을 약간 써봤는데, 일단 화면 작은게 답답하고, DeX를 통해 PC에서 실행하면 자꾸 앱이 꺼져서 결국 카메라없이 PC로만 참여를 했다. 응원 메시지 쓰려고 iPad랑 ApplePencil 충전해뒀는데 무쓸모(...)


자, 왼쪽 위는 참가자 목록. 각 참가자들의 화면이 깨알같이 보인다. 잘 보면, 오른쪽으로 약간 섬처럼 옮겨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콘서트 배경에서 나오지 않는다. 아마 콘서트 배경으로 깔아줄 사람(?)을 한군데 몰아두는 기능 혹은 수동으로 위치를 잡아주는 기능이 있는 듯. 자꾸 위치가 바뀌고, 나도 웹캠을 사용하지 않은지라 종종 섬(?)으로 옮겨갔었다.

그 아래는 참가자들 이름과, 현 상황(비디오 & 오디오의 상황 등)이 표시되는 영역. 

또 그 아래는 '컨텐츠 영역'으로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콘텐츠'가 맞다 아마 파일 등이 공유되면 표시되는 모양.

맨 아래가 채팅창인데, 한/일/영어로 공지가 바쁘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눈에 띌까말까하는 4개의 버튼이 있는데, 멀티캠 기능이나 줌 기능도 있고, 자잘하게 영상을 컨트롤 하는 기능이 있다. 물론 오늘의 콘서트에서는 사용 불가.


더불어 설정에는 Sony 카메라를 직접 연결하는 설정 항목이 있다. 아마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서버로 송출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기능도 있는 듯? (그래서 방송국에서 사용하기 좋은 것인가)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것도 엄청난 문제.


1. 참가자들의 이름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참여자들의 이메일이 뜬다. 아무리 정보 활용 등에 동의하고 들어왔다고는 하나, '다른 사용자들에게 이메일 노출'이라는 것은 동의한 거 같지 않는데. 개인정보 활용의 문제.


2. 화질. 화질이 정말 안 좋다. 코덱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 비디오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오디오(참가자 → BreakOut으로 In → 콘서트 현장 노출 → BreakOut으로 접속자들에게 Out)도 뭉그러짐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송출하는 측(SBS)의 인터넷 Bandwidth가 많은 사람에게 대용량 송출을 버티기엔 모자란 용량이 아니었을까 싶다. 혹은 듀울돠아?


이 화질, 실화입니까?


3. 화질이 안좋다.

4. 화질이 정말 안좋다.

5. 화ㅈ...(...)


아이돌 콘서트다. 화려한 그래픽 속에서,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미리 짠 고스톱이지만 다양한 이벤트와 멘트, 그리고 노래와 춤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공연까지, 종합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이라던가 준비, 진행되면서 보여준 그래픽까지, 모든 것이 좋았고, 오프라인 콘서트에서 하지 못하는 리액션까지 가능한 '온라인' 콘서트이다. 그런데 아이돌이 화려한 동작을 하면 움직임이 끊기고, 얼굴이 마인크래프트처럼 네모로 보이는 현상은 이 모든 장점을 버리는 단점이다. 기가 인터넷에 유선 인터넷, QHD 모니터임에도 이런 화면을 보여준다는 것은 좀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겠지.


화려한 그래픽이 아이즈원을 감싸네...라고 느껴만 지는 그래픽
특히 팬들이 등장하는 영상은 퀄리티가 더욱 떨어졌다 (그리고 이 안에 나 있다?)




물론, 모든 것이 우리에겐 처음이다. 나도 온라인 콘서트가 처음이고, 아마 SBS는 방송을 통해서 활용을 해와서 활용성이 익숙할 수는 있겠지만- 콘서트는 처음일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어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등장할지 모른다. 새로운 것은 낯설고, 처음의 낯설음은 발전의 기반이 된다. 온라인 컨퍼런스 툴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온라인 콘서트도 발전할 수 있겠지. 언젠가 응원하는 아이돌이 눈 앞에서 콘서트하는 것처럼, 현실감있게 온라인 콘서트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제 충분한 항마력이 있고, 여전히 조용한 뒷방팬이지만- 온라인으로 집에서라면 맘껏 응원할 수 있다구!


Iz*One Forever :-)
매거진의 이전글 P16-하나은행은 하나가 아니구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