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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Feb 21. 2021

P22-클럽하우스란 대체

폭죽처럼 터지고, 빛낸 뒤 사라진다

최근에 아주 열풍인 '소셜 미디어'가 있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이걸 하기 위해 iPhone이나, iPad를 구입하는 열풍(?)이 일었고, 초청장을 당근마켓에서 판매하는 일도 생겼다. 


이럴 일인가 (출차 - 구글 이미지 검색, 중앙일보)


그렇다, 클럽하우스. 그 앱이다.




사람들은 '홀로'사는 것에 익숙치 않은 존재다. '사회' '소셜' 이런 단어들은 그래서 생겨난 것. 그래서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디어'가 생겼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카메라 기술의 발전(=스마트폰의 탄생)과 함께 개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소셜 미디어'도 생기게 되었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는 다양한 목적과 수단으로 나뉘어 간다


신기한 것은, 이 소셜 미디어의 정보 교환 매체가 글(브런치, 트위터 등)을 기반으로 시작하거나, 영상(유튜브), 혹은 목적에 따라 링크드인(커리어), 스웜(위치) 블라인드(동일 회사 구성원) 등으로 갈래치기를 하면서도 '음성'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음성을 지원하더라도, 그것이 메인이 아니었다.


그래서, 클럽하우스는 핫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초창기 시장 진입과 커뮤니티의 형성, 그리고 각 채널에서 사람이 떠나는 과정과 부활(!)까지 바라본 입장에서 처음에는 엄청 흥미로웠다.


아니, 이런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네

국경과 시간을 넘어 이야기를 하고 있네

이 이야기는 엄청 흥미로운데, 나도 관심이 좀 있고

어디 나도 좀 참여 해볼까


마치 트위터가 초기에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처럼, 클럽하우스는 엄청 흥미로웠다.




그런데, 폭죽(첫 일주일 간은 '신입'의 의미로 폭죽 이모티콘이 붙는다) 아이콘을 떼고, 다양한 방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푸시를 받아보니- 그 흥미는 반감되기 시작했다. 반감에, 반감에, 반감을 해서, 지금은 그냥 앱 아이콘만 위 이미지처럼 소셜 미디어 폴더에 넣어 준 정도.


초청이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어떤 느낌이었냐면, 트위터가 얼리어답터-일반 사용자 확대로 넘어오는데 걸렸던 몇 년이라는 시간이, 단 일주일 걸린 느낌.


개인적으로 느낀 지금의 클럽하우스는 이렇다 :


1. 벌써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졌다. 아무래도 초청 기반의 소셜 미디어다보니, 오프라인 연결이 된 사람들간의 초청이 많다. 그러다보니, 다들 모르는 상태에 들어와서 '친목'을 다지는 것보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기가 쉽다. 그리고, 리그가 만들어지면 아무리 자주 만나도 결국은 겉도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연결된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DM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지만- '다른 채널'로 옮겨지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나는 1차적으로 부정적이다.


2. 피로도가 높다 #1. 개인적으로는 방에서 누군가를 이야기하면, 그 사람의 프로필을 들여다본다거나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보는 작업들이 더해진다. 이는 단순히 인스타그램에서 프로필을 보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소리를 들으면서 그들의 정보를 다시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 있다보니, 피로도가 높다. 초기에는 일할 때 라디오처럼 틀어놓기도 했는데, 그러기엔 '아무말 대잔치'거나 관심있는 주제다보기 신경쓰여서 이도저도 아닌 에너지만 쓰이는 일이 많았다. 듣는 것도 피곤


3. 피로도가 높다 #2. 말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발표'에 대해 어색해하고, 어딘가 앞서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물론 직업이나 성격상으로 그 일을 엄청 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름을 바꾸기 어려운 '반 실명'을 걸고(클럽하우스는 이름을 바꾸는 것이 제한되어 있다)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확실히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나, 2에서 말한 '피로도'와 다른 또다른 피로가 쌓인다. 그렇다고 말안하고 듣기만 하면 2의 피로감이


4.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몇몇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지적한 내용인데, 가끔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 자체가 아슬아슬할 때도 있고, 모더레이터의 어떤 상황 등이 아슬아슬할 때도 있다. 어떠한 기록없이,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소위 '실언'이나 잘못된 표현 등으로 인해 유명인들이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클럽하우스가 쉽게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CEO가 다양한 수익화 - 특히 '모더레이터'와 형성된 '커뮤니티'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고 이미 엄청난 수의 '팬'들이 클럽하우스 앱을 지지하고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그들만의 리그'속 '고인 물'들이 캐리하며 이어지는 소셜 미디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분명 이를 '잘 활용'하는 개인이나 기업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일단 나에게는 폭죽처럼 갑자기 터져서 빛나고, 이미 그 빛이 떨어지며 사라지고 있는 소셜 미디어이다. 아, 물론, 그렇다고 앱을 삭제하거나 활동을 안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지고, 피로도가 높은 소셜 미디어기에, 여유가 있거나 흥미로운 주제가 있다면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생각이 있다. (물론 나는 INFP라 모더레이터는 무리)


확실히 푸시의 빈도와 안내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주변에서, 클럽하우스의 등장과 함께 열광하며 방을 열고 모더레이터를 했던 사람도 일부는 벌써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도 한동안은 앞으로 주욱- 지켜봐야할 소셜 미디어로 꼽고 지켜보려 한다. 과연, 클럽하우스는 어떻게 빛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 빛을 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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