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 간다, 이번에는 직장인으로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아니 "안"...?)썼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최종 결론이 나왔다.
3월, 도쿄로 갑니다.
도쿄의 외국계 에이전시에서,
Senior Media Planning Manager로.
특이한 인터뷰 경험을 거치고,
이후에도 한두번의 인터뷰가 더 진행되었다. 진행되는 사람에 따라 일본어로, 혹은 영어로 진행되었던 몇차례의 인터뷰. 그렇게 의도치 않게(?) 순탄하게(??) 인터뷰가 진행되고, 몇번의 메일이 오가고, 한동안 회신이 없어 '끝난건가?'라고 생각도 했다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길고긴 연휴가 지나고나서- 결정이 되었다.
물론, 고민이 없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도 고민은 하고 있다. 그 고민은, 아래의 글에 있는 것과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지금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되었다고 할까?
첫번째로, '앞'에 대한 고민.
위 글에도 썼지만, 지금은 어쩌면 상당히 중요한 시기일 수도 있다. 회사가 마음에 안든다거나, 일이나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가볍게(?) 회사를 박차고 나올 나이는 아니다. 어쩌면은 변화가 없이, 안정적인 무언가를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잖아 있고, 그런 안정감으로 생기는 견고함도 어쩌면 삶에 있어 중요한 것일수도 있으니까.
과연 '앞'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본으로 간다면, 내 '앞'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 곳에서 회사에서 바라는 포지션 상에서의 '일'을 기대에 맞춰 잘 할 수 있을까. 그것을 어떤 '안정감'으로 바꿔갈 수 있을까. 여기에 더해 그렇게 계속 자리를 잡게될까, 아니면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게 될까. 이 고민은 단순이 '일'의 문제를 떠나, '인생의 앞'까지 포함이 되는 고민이다.
두번째로, '새로움'에 대한 고민.
나름, 장기여행이 아닌 해외에서의 '거주'는 일반적인 상황보다는 적지 않다 생각한다. 그것도 프랑스와 미국, 그리고 일본이라는 각각 다른 문화권에서. 그럼에도, 해외에서의 '삶을 위한 거주'는 항상 어려움이 있다. 기본적으로 다른 문화, 아무리 네이티브처럼 말해도 결국에는 '외국인'이라는 인식, 그리고 한국에서만 주변 사람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어떤 보이지 않는 유대감 같은 것.
아마, 일본으로 간 뒤에는 '모든 것'이 새로울 것이다. 마치 인생 2막처럼 주변에 들리는 언어들도 새로울 것이고,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야 할 것이고, 그 주거지에 새로운 것들을 채워넣어야 한다. 이런 '모든 새로움'속에서 또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작게는 업무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접해야 하는 것, 크게는 낯설고 새로운 삶을 스스로 이끌어야 하는 것까지.
마지막으로, '사람'에 대한 고민.
실은 어떠면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일 것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바로 '사람'. 위에서 이야기한 '앞'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새로움'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이 모든 것에는 사람이 있다. 먼저 가족이 있고, 그리고 함께 다양한 경험과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 거기에 여러 모임과 만남을 통해 알게된, 다양한 깊이를 가진 사람들까지.
물론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도, '소중한 사람'도, 응원을 해주고 있다.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스텝이 될 것이라고. 그런 응원은 매우 고맙지만, 고민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 물론 이 '고민'이라는 것은 마음이나 감정의 변화, 이런 문제가 아니다. 가끔 보면 반가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별 것 아니더라도 자주보면서 생기는 '소소한' 것들이 나이테처럼 쌓여 깊어지는 사람이 있다. 가족과 소중한 사람이 바로 그 케이스인데, 지금까지 쌓아온 그런 '소소함'을 요즘의 기술 - 영상 통화라던지 메신저라던지 - 로 어떻게 대체해갈 수 있을까, 혹은 다른 방법으로 대체가 가능한 것이 있을까-하는 고민이다. 오해는 마시라
이런 고민들과 함께, 그리고 응원과 함께,
도쿄, 에비스로 간다.
2022년 8월 29일, LinkedIn을 통해 첫 메일이 왔다 - "Hello from OOOOOOO!"
그리고 2023년 1월, 최종적으로 Offer Letter와 Contract에 서명을 하면서 완료(?)된 약 4개월 며칠간의 대장정. 그 사이 일본의 지인들에게 상황을 물어보기도 했고, 몇번의 온라인 미팅을 진행했으며, 소위 '연봉 줄다리기'도 해보았다. 당연히 가족과, '소중한 사람'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고민도 하고.
Offer Letter와 Contract에 서명을 하자마자, 절차는 급격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 회사의 VISA 발행 대행업체로부터 발급을 위한 준비서류를 요청 받았고, 싱가폴의 지원 오피스에서는 항공권 및 초기 거주를 위해 여권 복사본, 선호 항공사와 식사 선호도(이런 것까지...?) + 마일리지 카드 정보, 호텔 멤버십 정보 등을 바로 요청 받았다.
아마, 빠르게 준비가 진행될 것 같고 정신차리고 보면 이미 일본에 가있는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 인터뷰에서 '해외로 올 수 있니?'라는 말을 듣고 시작된 정답없는 고민(https://brunch.co.kr/@ryumiverse/77) -
변하는 것이 좋을까,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그 변화는 좋은, 긍정적인 기회가 될까, 아니면 안좋은, 최악의 기회가 될까.
- 은 결국 '도전'이라는 것으로 해결해보려 한다. 그 '도전'에서 새로운 변화를, 그리고 이를 통한 긍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것은 이제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겠지. 그리고 분명, 이 '도전'이 성공적인 해결이 된다면, 다시 돌아서 이 글에 있는 좀 더 구체적인 고민들도 모두 해결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