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진료를 다녀오고, 병원에서 안내해준 곳 중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은 두 군데였다. 한 군데가 좀 더 깔끔해 보이고 주차가 편해 보였다. 너무 떨려서 도저히 혼자는 못 가겠고, 남편이 가능한 시간은 금요일 오후였다. 그런데 그곳은 금요일 오후 진료가 없단다... 우왕좌왕하다 주말을 보내고 그 다음주 화요일이 되었다. 또 다른 곳은 이미 그주 예약이 찼다. 이러다간 이번 달 그냥 넘어가겠다 싶었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시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사는 곳 근방에서 하는 곳을 찾아봤는데, 두세 군데 나왔다. 한 군데는 난임검사 처음부터 다 해야 해준단다. (ㅅㅈㅁㄹㅇ) 한 군데는 원하는 날짜에 예약 불가. 한 군데는 서울까지 가야 하지만, 덜 아팠다는 후기가 있어서 일단은 끌렸다. 미리 들은 비용은 19만원, 금요일 오후에 방문하기로 했다!
금요일 오후, 예약했던 잠실의 병원을 방문했다. 비용이 다른 곳보다 10만원 더 비쌌지만, 일단 나에겐 안 아픈 게 중요했으므로 방문했다. 잠실역 8번 출구 바로 옆에 있었다. 찾아가는 길이 어렵지 않았고, 건물 진입부터 병원까지 동선도 괜찮았다. 병원도 깔끔하고 조용했다. 이 병원에서 진료가 처음이라 상담 간호사와 상담을 하고, 담당 선생님과 먼저 상담을 시작했다. 기본적인 사항 물어보시고, 초음파를 보면서 할 거라 너무 걱정 말라고 해주셨다. 바로 옆방에서 초음파와 조영술이 이루어졌고, 방문 전에 진통제를 먹어서 그런가 이전에 비해 질 초음파의 불편함이 덜했다. 생리가 끝나서 인가 선생님이 엄청 꼼꼼하게 봐주셨다. 이어서 나팔관....
엄청 엄청 긴장 많이 했는데, 옆에 계신 어머니 같은 선생님이 다리를 토닥이시면서 안정시켜주셨다. (꽤 도움이 많이 되었다, 선생님께 정말 감사했다.) 뭔가 들어가는 이물감은 있었는데 실제 이루어진 시간은 5분 내로 끝난 것 같다. 엄청 아프다, 잊고 싶은 기억이다, 다신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난 이미 병원 통틀어 제일 아프고 굴욕적이다. 등등 온갖 후기를 보고 가서 단단히 각오하고 갔는데 웬걸.... 아프지도 않았고 검사도 금방 마쳤다.
그 자리에서 조영제를 투입하고 나팔관이 잘 뚫려있는지 봐주신다. 그리고 그걸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따!! 초음파 후 상담이 이어졌다. 확실히 엄청 꼼꼼하게 봐주셨고, 결과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마음 같아선 여기로 병원 옮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CD랑 결과지 잘 챙겨서 진료를 마쳤고, 아프면 아무것도 못할 줄 알았는데 이날 잠실 롯데타워를 누비고 다녔다.
마신능거 + 마신능 디저트!! 너무 오랜만에 데이트 다운 데이트를 하는 것 같아 괜스레 서럽기도 했다. 그동안 외식도 많이 하고 함께한 시간도 충분했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마음이었는지 모르겠다. 마침 자리가 있어서 웨이팅없이 식사 맛있게 하고 디저트까지 먹었다. 마스카포네 아이스크림과 구운 도넛의 조화가 넘나 달콤했다. 레드벨벳이 이런 맛이구나, 이제야 알겠음 ㅋㅋㅋ 또 먹고 싶은 달콤하고 부드럽고 목구멍에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맛있는 단 맛이다. 다음엔 예약하고 좋은 자리로 가야지!!
한시름 덞..
주말 지나고 또 병원인데 이번엔 혼자 가야 한다
이젠 병원도 점차 익숙해지기를
이날 찍은 셀카
오랜만에 환한 나의 얼굴이 너무 낯설었다
그동안 너무 잿빛이었다
활기를 되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