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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랑 Mar 14. 2023

10. 엄마 바보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섭지코지)


 "엄마, 아빠 오면 어디 갈거예요?"

 "섭지코지."

 "또요?"

 "아빠는 처음이잖아."

 섭지코지는 제주 입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주차하기 쉽지 않아 그 앞 해안에서 놀기 일쑤였다. 평일에는 갈 때마다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덜덜 떨다가 왔다.

 "꾸씨, 이번이 마지막이야."

 애써 달래 남편, 이씨와 함께 주말 나들이를 갔다. 하늘도 맑고 구름도 없었다. 가을 바다 위에 떠 있는 성산 일출봉도 멋졌다. 드디어 '안도 타다오'가 지은 '글라스하우스'를 볼 수 있었다. 그 곳에는 멋진 레스토랑이 있었다.

 저 곳에서 식사하면 어떤 기분일까? 꾸씨와 다니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해 본적이 없었다.

 '꾸씨만 없었어도......'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찰나, 여전히 나를 찾으며 내가 사라져 간 길만을 응시하고 있는 꾸씨가 보였다. 그는 '엄마 바보'였다.


"꾸씨,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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