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랑 Mar 14. 2023

12. 숨비소리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하도-숨비소리길)


 "꾸씨, 추워?"

 코로 이불을 살포시 쳐 내더니 이내 이불 안으로 들어온다. 꾸씨의 코는 여러 가지 일을 한다. 냄새를 맡기도 하고, 들어 갈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더니 얼마나 지났을까?

 "켁! 켁! 켁켁!"

 가까스로 이불 밖으로 나오더니 힘들게 숨을 몰아 쉰다.

 "그러게 왜 들어 갔어?"

  그를 보니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생각났다. 물질을 할 때 참았던 숨을 한번에 내뱉는 소리, 숨비소리였다.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 입고, '하도-숨비소리길'을 찾았다. 밭담길을 걸으며 해녀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그 때, 꾸씨가 별방진에 올라섰다.

 "엄마, 저 너머에도 밭이 있어요."

 해녀들이 물질 외에도 밭일을 했다고 하던데....

 말끔히 정돈한 밭이랑을 보니 그들의 고된 삶이 느껴져 서글퍼졌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없이 걸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11. 당케할망의 선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