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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랑 Mar 14. 2023

15. 나는 '꾸씨 바보'.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종달리 해변)


구름 한 점 없는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날, 현무암과 옥빛이 어우러진 종달리 해변을 찾는다. 잘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해서 사진찍기 좋다.

 "꾸씨, 몇 장만 더 찍자."

 "엄마, 모델료 더 주세요."

 주머니에서 간식 하나 꺼내 들었다. 꾸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다시 예쁜 포즈를 취한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리라. 그래도 그는 유능한 모델이었다. 사진 속의 그는 해맑게 웃으며 내게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꾸씨, 예쁘다~. 사진집에 모두 실어야 겠어." 나도 모르게 사진 속의 그에게 입을 맞췄다. 행복한 미소에 가슴이 설렜다. 그 표정 하나하나 내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와 사진첩 구석구석 채웠다. 

 "이게 뭐야? 꾸씨 증명사진집이야? 같은 사진을 왜 여러장 넣었어?" 

 내게는 모두 다른 사진인데 친구들은 모두 같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 눈에는 다른 모습이다. 

 자식을 너무 사랑하면 '자식 바보'라고 하던데 나는  '꾸씨 바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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