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랑 Mar 14. 2023

16. 만화방 주인 아들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제주 민속촌)


 학창시절 하교하자마자 책가방을 팽개치고 동네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허구한 날 만화책만 보니 저걸 어데다 쓰나?"

 엄마의 잔소리는 귓등으로 흘리고 만화방에 매일 출석도장을 찍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엄마는 그 곳으로 찾아 와 나를 끌고 집으로 가셨다.

 한산한 만화방이었지만 나의 경쟁자는 있었다. 내가 도착하기 전에 그는 벌써 알짜배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저녁식사도 그 곳에서 해결했다. 그 시절,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그 아이는 바로 만화방 주인 아들이었다.

 '엄마 잔소리도 안 듣고, 보고 싶은 만화는 다 보겠지.'

 내가 어른이 되면 만화방 주인이 돼서 만화책을 실컷 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꾸씨, 거기에 있으니까 꼭 만화방 주인 아들 같다."

 제주 민속촌에서 꾸씨 덕에 만화방 주인이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15. 나는 '꾸씨 바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