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랑 Mar 14. 2023

17. 내가 예쁜 건 엄마 탓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일출랜드)


 "꾸씨, 넌 누구를 닮아 그렇게 예쁘니?"

 " 엄마 닮아 예쁘다구?"

 꾸씨가 대답할 틈도 없이 바로 말을 잇는다. 자식 예쁘다고 하면 팔푼이라고 하던데 날 닮아서라고 하면 심각한 자아도취일까?

 2013년 2월, 한살 갓 지난 꾸씨를 대전에서 데려 왔다. 무슨 사정인지 그 아이는 자기 목소리를 잃어 버린 채, 내게로 왔다. 첫 아이라 어설픈 엄마였지만 그런 나를 항상 사랑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 왔다.

 꾸씨는 몸짓으로 내게 말을 했고, 알아차릴 때까지 기다리는 속 깊은 아이였다.

 천연 용암동굴 미천굴이 있는 일출랜드는 애견동반이 가능한 몇 안되는 테마 식물원이다. 제주어로 왕(와서), 봥(보고), 강(가서) 또시(다시) 오고푼(오고싶은) 아름다운 수목원을 사랑하는 주인의 마음이 꾸씨를 향한 내 마음 같았다.


왕, 봥, 강 또시 보고푼 내 아들 꾸씨, 그는 나의 든든한 동행자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16. 만화방 주인 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