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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랑 Mar 18. 2023

19. 키 작은 날쌘돌이

안녕, 꾸씨! 제주는 어때? (따라비오름)


"꾸씨, 정상까지 누가 더 빨리 오르나 내기 할까?"

'땅!'하기도 전에 벌써 꾸씨는 한달음에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그는 날쌘돌이다.

"엄마, 제가 이겼어요."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 꾸씨 뒤로 금빛 갈대들이 춤추고 있었다. 따라비오름을 오름의 여왕이라고 하던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꾸씨, 이 풍경이 보이니?"

키 작은 그의 눈에 뭐가 보일까 궁금했다. 금빛 물결 갈대 숲, 저 너머의 풍차들의 행진, 봉긋봉긋 쏟은 오름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를 의자에 앉혔다.

"엄마 바람이 세서 눈을 뜰 수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꾸씨를 내려 놓았다. 그는 갈대 숲을 재빠르게 헤집고 다녔다. 그럴때마다 갈대들이 '싹싹싹' 소리를 내며 금빛 물결을 만들었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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