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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형국 Oct 12. 2024

육아적 공감과 철학의 만남

이진민_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공감이 많이 되면서도 작가의 철학적인 생각들에 깊은 감명과 존경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단순히 철학적 공부를 더 한 작가에 대한 존경이 아니라, 육아적 상황에 대한 사색과 그것을 철학과 연결시키는 능력이 뛰어났다. 거기다가 작가의 글솜씨와 중간중간 나오는 공감에 근거한 작가의 농담은 유쾌하고도 전체적인 글이 철학적이나 너무 무겁지 않은 모양을 띄게 만들었다.



인상 깊었던 부분들과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1.

프로이트의 '애착 관계가 불안을 만든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그렇다고 애착관계를 줄일 수는 없지 않은가?


의외로 많은 부모들이 분리불안을 근거로 애착관계를 줄이고자 한다. 분리의 목적이 원활한 독립이 되어야 하는데 '나와의 애착이 너무 깊어서 아이가 분리불안을 겪나 봐. 애착 관계를 좀 줄여야겠어'라는 생각을 하여 억지로 떨어뜨려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후에 나오는 홉스가 말하는 분리 불안에 대한 해결책은 예측 가능성을 통한 신뢰 확보다. 지금은 나가지만 두 시간 뒤에 분명히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 신뢰관계와 미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통한 불안해소가 중요하다. 애착을 줄이려 또는 분리 불안이 힘들어서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기보다는 부모와의 신뢰.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부모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2.

불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다시 말하면 불안한 상황에 왔을 때 그것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라는 뜻이다. 부모는 많은 것을 해줄 수는 있으나 아이의 감정까지 컨트롤해 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우는 아이에게 맛있는 사탕을 줄 수는 있으나 아이가 슬퍼하는 마음을 없애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고 그 감정을 이겨나가는 법을 배운 아이는 자존감이 강하며 주체적인 아이가 될 것이다.


3.

그저 차이였을 뿐인 것들이 사회 안에서 어떤 주관적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눈이 큰 사람이고 아무 뜻도 없었는데 저 사람은 눈이 크기 때문에 더 예쁘네 같은 주관적 의미가 생각다.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타인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을 가지는 일이다.


불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작가의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어차피 아이는 그들만의 사회에서 생활하며 비교하고 비교당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건히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는 그런 단단함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말로만 비교하지 말아라. 너의 장점을 찾아라.라는 것보다 기본적인 굳건하고 단단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4.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우리가 하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본다.


너무나 편한 것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대행'이라는 것을 많이 활용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어떤 것을 행하고 이룩하는 것의 기쁨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직접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그 주도권을 뺏는 것은 아이에게 그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앗아가는 행위이다.


5.

내 노력이 부정되더라도 끊임없이 모래성을 쌓으며 즐거워하는 아이


니체의 사상을 인용하며 작가가 서술한 부분이다.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성향을 지켜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의 조급함이, 성취에 대한 욕심이 우리 아이들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 이후 두 번째로 철학자 부모의 육아 방식을 서술한 책을 읽었다. 간단히 지나갈 수 있는 사실들에 대한 그들의 사유의 높이가 놀라울 따름이었으며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실 생활에서 떠오를 수 있는 도구가 되는 책 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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