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아. 그 사람 어디가 좋아? 글쎄, 사랑에 조건이 필요한가. 문득 바라본 당신의 시선으로 침투한 것뿐인데. 무척 깊숙이 들어와 버려 다른 세상에 방문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뿐인데. 인습처럼 굳어 마구 따져보는 내면도 외면도 답이 될 수 없는데. 존재가 좋은 거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당신이라서 좋은 거라고 말해 볼까?
어느새 다윈의 진화설을 추종하는 과학자가 된 걸지도 모르지. 종의 차이를 만드는 게 자연선택의 꾸준한 축적이 되듯이. 웃음이 부족하던 나와 웃음이 숱한 당신의 추억들은 꾸준히 달랐어서 서로에게 끌린 걸지도 모르니까.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걸 가진 사람에게 끌린다더라고.
만약 과학자가 된 거라면, 린네의 말을 인용하겠어.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나더러 좋아하게 만든 거라고. 불가항력에 이끌려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어쩔 수없이 수동적인 사랑에 빠져버린 거라고. 퍽 낭만적이지. 대신 능동적으로 사랑한다는 정의를 축적할게.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득하게 사랑할래.
혹시 고마움과 사랑의 차이를 알아? 고마움은 돈으로 덮어쓰기가 가능하대. 사랑은 그게 안된다더라. 대신 시간을 조금만 쓰면 돼. 우중충한 구름을 치워줄 출근시간, 스트레스 투성인 오후를 견디게 해 줄 점심시간, 오늘도 수고했다며 안아줄 퇴근시간. 이 시간들 만큼은 당신에게 선물할 거야. 사랑하는 당신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