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점

by 금교준

당신은 몰랐으면 했다. 슬쩍 숨겨놓은 틈을 발견하지 못했으면 싶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 나와 내가 알고 있는 그것이 무척 다를까 봐서. 혹여나 어색함을 느끼면 경계가 생길 것만 같아서. 그런 낯선 느낌은 당신에게 망설임을 줄 것만 같아서. 결점은 좋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결점을 보인다는 건 진심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비칠 만큼 사랑한다는 것. 온 힘 다해 믿고 있다는 애틋한 마음. ‘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만큼 사랑받고 싶어요.’란 문장을 살포시 건네보는 행위. 종종 사랑을 잃을 각오를 할 정도로 비장함도 지닌다.


이젠 결점을 사랑한다. 당신이 고백해준 무척 아프고 슬픈 그런 것들을 사랑한다. 그토록 듣기 싫던 잔소리가 어른이 되면서 극적인 애정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당신의 그것들도 사랑이란 감정을 체감시켜주는 것 같아서. 당신이 줄 수 있는 모든 애정을 한껏 쏟아준 것 같아서.


당신 “당신에게 기대기 시작하면 당신의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질까 봐 두려워요. 그래서 내 결점들을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어요.”

나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기대줄 수 있어요? 당신이 혼자 고통스러울 열흘 중에 하루라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그렇게 당신이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다면 무척 기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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