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역 계단에서 우는 사람을 봤어. 정말 슬퍼 보였지. 세상이 무너진 사람이 있다면 저런 모습일 거야.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나라도 챙겨줘야 하는 건 아닐까 싶었으니까. 처음 본 사람인데도 그런 생각이 들더라니까.
그 사람은 무언가를 읊조리고 있었어. “석주씨 가지 마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을 흘리며 같은 문장을 되뇌곤 한참을 울더라고. 두 다리는 힘없이 쓰러지고 있었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아 저 울음을 강제로 멈춘다는 건 간섭이겠구나. 말없이 모른 체 해주는 게 예의겠구나. 마음으로나마 토닥여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구나. 그 사람은 결국 마지막 열차에 몸을 실었어.
짐작하건대 그 사람에겐 석주라는 사람이 세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아무리 행복한 세상이라도 한 순간이면 지진 나듯 무너져 내린다는 것도. 그럼 나는 당신에게 무어가 되어야 할까. 곧은 나무? 아냐 곧은 나무가 되려다 부러지는 것보단.. 조금 스러져도 당신을 은은하게 감싸줄 수 있는 구름이 되는 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