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by 금교준

저무는 태양을 보며 생각해. 당신도 무거운 하루를 견디고 있겠지. 힘에 부칠 때마다 사랑을 떠올리며 기운내고 있을 거야. 어쩌면 잔뜩 남겨진 메시지를 기대하고 있을 수도 있어. “일하는 와중에도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란 문장을 기다리는 거지.


그래서 사랑을 담은 메시지를 쌓아두곤 해. 당신에게 닿으면 응원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남은 시간이라도 기쁨, 보람, 설렘 같이 기분 좋은 것들로 채워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목소리를 나눌 때면 말투도 유심히 지켜봐. 오늘은 스트레스를 얼마나 꾹꾹 눌러 담았는지 알 수 있거든. 조용히 안아주고 싶단 생각을 마구 떠올릴 수 있거든. 이리 와. 안아줄게.


늦은 밤엔 새어 나오는 하품을 셈 해보는 것도 좋다? 그럼 하품이 건네는 말이 더 잘 들려. “어서 자자. 의식이 눈치채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시간을 당겨보자구.”


해가 지고 당신도 잠든 새벽이 되면 그래서 무척 조용한 분위기가 되면 문득 생각해. 당신과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다음 장을 위해 만들어지는 쓰린 서막?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만 떠오르는 기쁜 종막? 지금의 나로서 할 수 있는 건 침묵으로 당신의 소망에 동의하는 것. 그러겠다는 엄밀한 약속을 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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