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한껏 이불속에 파묻는 걸 좋아한다. 당신이 머물렀던 자리. 당신의 호흡이 남아있는 여백. 사랑스러움을 죄 끌어모은 시선을 느끼던 품 속에 들어가는 것만 같아서. 여분의 체취가 남아있진 않을까. 그래서 불쑥 찾아오는 외로움을 떨쳐낼 수 있진 않을까 싶어서.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던데. 사랑할 줄 모르면 여즉 사람의 맛을 다 본 게 아니라면서. 사랑을 해봐야 세상에 행복이 만연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때론 사랑이 불치병의 유일한 약이 되기도 한다면서. 성인이라는 작자들은 하나같이 사랑을 두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학은 세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막상 만들고 보니 사랑을 조잡하게 만들기 위해 쓰인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고. 예를 들면 외모, 조건, 성격 따위를 재보며 사랑을 찾아다니는 건 나눗셈이란 이름을 가진 사랑일 거니까. 그 사람의 장점을 나누고 나눠 티끌보다 작은 부분만 보게 될 테니.
이미 만연해진 수학을 대체할 방법은 모른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당신을 셈해볼 순 있다. 하나 둘. 1에 2를 곱하면 2가 되지. 그럼 내게 당신을 곱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도 같은 마음이라면. 나는 당신이 보고 싶고 당신도 같은 마음이라면. 사랑스러움을 갈무리한 채 당신을 곱셈하듯 사랑한다면. 밀어내지 못했던 외로움의 여백까지도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