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by 금교준

당신은 글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랑을 논한 문장을 보면 종이를 찾으니까. 그위에 검정 선을 슥슥 긋기도 하고. 무릎을 베고 잠든 다음 날이면 사랑이 잔뜩 묻은 문장을 맞는다. 아 이 사람 나를 좋아하는 거구나.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가.


덕분에 요즘은 아침이 좋다. 하루 중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냐 물으면 단박에 답할 정도로. 한기 서린 화장실에 들어서며 숨을 참는 일. 복장을 대중하여 여미는 일. 종일 할 일들을 점해보는 일. 이런 것들은 무력감을 상기시키곤 했는데.


한 작가는 이런 문장을 적었다. [단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기 위한 훌륭한 이유가 되기도 하죠. 사랑도 그럴 겁니다.]


단지 당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사랑하기에 훌륭한 이유가 된다. 하물며 당신은 오늘도 그럴 이유를 더한다. 그러니 더 넉넉히 사랑할 수밖에.


* 최갑수 작가님의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책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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