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가까웠던 겨울날. 당신이 물었다. 지금껏 여러 사랑을 하면서 이별이 두려웠던 적이 있었어? 맞아. 당신은 종종 이렇게 고심에 빠지는 질문을 건네는 사람이었지. 한번 생각해볼까. 헤어지면 얼마나 아플지.
사랑하던 사람에게서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옆에 있지만 손잡지 못하는 관계가 된다면. 손가락 하나 스치는 것도 불편해할까 걱정해야 한다면. 출근길에 밥 먹었냐는 안부조차 건네지 못하는 사이가 된다면.
적어도 앞서 만났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런 상상을 했을 때 눈물을 쏟아본 적은 없다. 어차피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걸 알았고, 이별이 오면 곧이어 만남이 온다는 것도 알았으니까. 그렇기에 당시의 사랑들에게 90%의 25%의 혹은 50%의 사랑을 쏟았던 거겠지. 냉정한 사람이었네. 나.
그럼 당신은 어떨까. 얼마 전 당신이 나를 천대하는 꿈을 꿨다. 이건 왜 이렇게 하느냐. 저건 왜 저렇게 밖에 못하느냐. 낯선 골목길에서 당신과 함께 찍은 영상과 사진들을 멍하니 돌려보다 잠에서 깼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를 액체들이 마구 쏟아지던데. 눈물 콧물 너나 할 것 없이.
그래. 당신을 대상으로 두면 다른 결론이 나오는 거다. 만남과 이별 사이의 관계를 알아도 당신이 아니면 아무 소용없다는 것. 사랑을 주고받는 객체가 당신이 아니면 아무런 감흥이 없을 거라는 것. 그러니 당신과는 결말이 없는 소설을 집필하고 싶다는 결론.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 답했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