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좋아한다. 엄밀히 말하면 조용한 밤 도로를 걸으며 평소엔 그냥 지나쳤을법한 단어를 검토해보는 것. 그렇게 신선하고 신박한 정의를 내려보는 게 좋은 거다. 옥신각신 서로의 의견을 살펴보면서. 백과사전의 저자는 이런 기분이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얼마 전엔 사랑이 무어일까를 논했는데 기억하려나. 정확히는 사랑과 성공 그리고 사람 간의 상관관계. 당신은 성공의 기준을 변하게 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답했고. 그 덕에 제법 골똘한 생각에 잠겼었는데.
네댓 번 되새겼을 때 비로소 대답을 내었다. 맞아. 사랑을 만나면 삶의 골이 변할 수 있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으로. 돈이나 명예가 수 없이 많아도 '좋다' 뿐이라서 삶은 이것만 있어도 족해 란 말이 나오진 않으니까. 화폐라는 게 돈이 아닌 다른 무어가 된다면 채색된 종이는 쓸모 없어지기도 하고. 인기도 마찬가지. 오천만 명이 좋아해도 정작 당신이 아니라면 소용없는 거니까. 근데 당신은 그냥 당신이라서 좋은 거잖아. 그러니 옆에 있는 내가 이토록 행복하지.
새삼 질문 의도를 묻는다면 딱히 없다. 옆을 보니 당신이 있었고, 무지 사랑스러웠고, 이 정도면 성공한 삶이지 라는 문장을 궁리해보고 있었다 정도. 그래서 여태껏 알던 사랑의 정의를 정립해보고 싶었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