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비

by 금교준

종종 사람들이 물어. 그 사람 왜 좋아? 그럼 단박에 답해. 비 오는 날 우산 쓰는 따분한 사람이 아니거든. 나와 손 잡고 싶어서 우비를 사는 사람이거든. 비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도 생긋 웃을 줄 아는 사랑스러운 사람이거든.


어떤 사람들은 이래. 그 사람 어디가 좋아? 그럼 잠깐 고민해. 꼭 당신의 무어가 있어야만 좋아할 수 있는 건가 싶어서. 당신이라서 좋은 건데. 굳이 집어보자면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모습,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 모습, 사람을 사람이라서 배려할 줄 아는 모습. 이외에도 참 많지. 내가 좋아하는 당신의 무어는.


이런 사람들도 있어. 그 사람 어떤 사람이야? 그럼 한참 생각해. 당신은 어떤 사람일까. 무어를 가까이하고 싶어 할까. 무어를 멀리 두고 싶어 할까. 제법 오랜 시간 생각해 본 결론을 논지해보자면 이래. 소박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거. 소소함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고. 지금 여기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이지.


창밖엔 비가 와. 우리가 함께 있었다면 우비를 쓰고 손을 잡았겠지. 오늘은 비 오니까 파전이 끌린다며 포장마차로 향할 거야. 서로의 발걸음을 배려하면서. 당신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선 이렇게 읊조리겠지. “아- 좋다.” 그럼 난 이렇게 응할 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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