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평범했던 것들을 떠올린다. 제법 아껴 썼던 연필. 건조하면서도 퍽 재밌었던 장편소설. 스물 하고도 몇 년 동안 지나쳐갔던 사람들까지. 가끔은 평범한 것도 시간을 입으면서 소중한 무어가 되기도 한다던데.
사전에서는 소중함을 가치 있거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정의한다. 가령 몽당연필이 소중한 이유는 짧아지기까지 쌓인 정 때문에 다른 것들에겐 없는 추억을 지녀서다. 장편소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온갖 뻔한 자극들 사이에서 각별한 소름을 안겨준다. 그러니 여즉 작가와 제목을 떠올리며 인상 깊은 소설로 소개해줄 수 있는 것일 테고.
그래서 말인데. 새삼 당신이 참 소중하다. 나를 보며 웃는 것과 서운해하는 모습. 사회생활도 일이라며 쿨하게 이해해주는 것과 때론 질투하는 모습. 오늘은 해야 한다며 작업에 집중하는 것과 놀자 라는 한 마디에 춤추는 모습. 이런 평범한 표정과 행동들은 나를 향한 사랑을 풍기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하게.
가끔은 사랑이라는 단어도 따분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소중함. 그건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각별하다는 말과도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보고 싶은 건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