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선 백 번 곱씹어도 정의 내리기가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좋아하는 감정이 깊어진 것. 시시때때로 그 사람의 눈이나 코 그리고 입이 떠오르는 것. 백색소음뿐인 귓속에 그 사람의 목소리를 담고 싶은 것 등등. 눈꺼풀을 세 번 깜빡일 사이에 생각한 것뿐인데도 이렇게나 많은 문장이 떠오르는 걸 보면 자명하지.
사랑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육체적 사랑. 고대 그리스에선 그런 종류부터 진리의 동경까지도 사랑이라 칭했다더라. 아가페. 이건 인격적인 사랑을 논하는데 어쨌든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자비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했다던데. 어디서든 언급하는 걸 보면 사랑은 사람의 근원적인 감정이 아닐까.
그럼 반대로. 사랑을 언제 어떻게 발음하고 있을까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사랑에 빠지고 싶어요.” 이런 류의 문장은 미래를 바라보며 말하는 것 같은데. “당신을 사랑해요. 시도 때도 없이 보고 싶다고요.”라는 문장은 지금 이 순간을 보는 거고. “그땐 참 많이 사랑했었지. 죽을만치 사랑했던 사람이었어.”라면 지나간 것들을 떠올리는 것일 테지.
그래. 어쩌면 사랑은 시간을 역행하는 걸 지도 몰라. 미래 현재 과거 순으로.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반대의 시간을 동경하는 것. 만약 이게 사랑의 진정한 성격이라면 한없이 우유부단한 사람이 되어야지. 지금 당신과 함께인 이 순간을. 아니 당신을 시도 때도 없이 흠모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