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은 제 생일입니다. 일 년 중 단 하루만이라도 선물을 받게 된다면 기대하게 되는 가장 유력한 날이죠. 아무리 하루하루 힘들고 고달파도 웃음을 기대해볼 수 있는 날이요. 좌절 슬픔 아픔 낙담 같은 것들도 이 날만큼은 느끼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처음으로 빛을 본 날이니까.
이 날 적도 어딘가에 서있으면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다네요. 구름 한 송이 안 피어있더라도 말이에요. 새삼이지만 그곳은 참 부럽겠습니다. 종종 그림자를 보면 결국 영원한 행복은 없는 법이구나 싶더라고요. 혹여나 내리막길에 그림자가 지면 또 어떻고요. 한없이 길어져서, 그래서 좌절이 끝도 없게 느껴지더라고요. 적도에 가면 하루쯤은 이런 비관적인 생각을 짓지 않을 수 있잖아요.
하나 더. 그 날은 해가 가장 기다랗대요. 무척 밝은 하루를 살게 되는 거죠. 우울함에 빠지는 시기가 늦춰지는 거예요. 미처 빠지기 전에 기쁜 일이라도 생기면 그 날은 웃음 지으며 보낼 수도 있겠고요. 정말 행복하겠죠.
6월 21일, 하지 그리고 당신을 그래서 좋아합니다. 슬픈 생각이 들 때 머릿속에 담으면 참 좋다 싶으니까. 같이 있으면 그림자를 볼 새가 없어서 슬픈 이유를 생각지 못하게 되니까. 생일선물 같은 당신아. 당신을 그래서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