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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Jul 14. 2020

암호

"창문" - 알레프

누가 저더러 당신을 소개해보라면 ‘이토록 알고 싶은 사람도 없을 거야’라고 말할 거예요.

잔뜩 성난 포말형 장맛비가 내리던 날, 그저 존재하던 당신이 제 맹점을 빼앗아 갔으니까요. 그러곤 순진한 제 맘을 한껏 비틀어, 기어코 사랑이란 단어를 작문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때와 똑같은 역설의 순간이 올 때마다 저는. 하루 끝매듭을 힘껏 미뤄내야 하고요.

문장 속에 담을 재료들을 조심스레 집어 엄밀히 솎아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란 음어를 하나 셋 일곱 … 해가 물그레 질 때까지 해독하다, 

끝내 ‘보고싶어요’ 한 문장을 겨우 적어내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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