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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Jul 24. 2020

클래식을 자주 들으면 똑똑해질까?

심리학자가 말해준 클래식과 지능 사이의 관계

“사람들은 존재하는 것들을 보며 "왜지? "라고 말한다. 나는 존재한 적이 없는 것들을 꿈꾸며 "왜 안돼?"라고 말한다.” - 조지 버나드 쇼 


 나는 매일 밤 어떤 이유로든 핑계를 만들어 클래식을 듣는다. ‘책을 읽으려면 잔잔한 백색소음이 필요해!’라던지, ‘이러면 교양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행동이 어쩌면 나를 똑똑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선물해 준 사람을 만났다. 바로 <지능의 역설>이란 책을 통해서다. 그는 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의 부교수인 ‘가나자와 사토시’ 박사다. 


[ 인지고고학자인 스티븐 미슨의 이론을 살펴보면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음악은 진화의 역사에서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 <지능의 역설> 중에서 ]


언어의 기원이 클래식과 관련 있다는 정설

 

 먼저 왜 미슨 박사가 이러한 연구를 시작하게 됐는지를 살펴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그는 언어의 기원 중 두 번째 설인 ‘전체적 어프로치’를 믿었다. 전체적 어프로치란, 인간은 처음에 ‘일련의 음’을 활용하여 의사소통을 했다. 그리고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음을 내는 발성 기관이 발달하고, 결국 단어가 생겼다는 거다. 이 단어가 하나 둘 조합되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새로운 발성이다. (한마디로 음으로 이루어진 문장이 단어보다 먼저 생겼다는 뜻이다.)


 전체적 어프로치에 따라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일련의 음’을 낼 수 있는 발성 능력이 진화해왔다. 따라서 현대 사회로 보자면 우리 신체의 일부(성대)로 하는 노래는 오랜 기간 진화해 온 산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반대로 생각해보면, 신체를 사용하지 않는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된다. 따라서 ‘지능의 역설’은 익숙한 것보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지능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악기로 연주하는 클래식을 좋아하면 지능이 높은 것이라는 가설이 세워진다. 미슨과 사토시 박사는 바로 이 이유로 지능과 클래식의 관계를 설명했던 것이다.


* 언어의 기원 첫 번째 : 구성적 어프로치 
인류는 초기 독립적인 ‘단어’로 의사소통을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 문장으로 변했다. 
예시) ‘고기’ + ‘불’ → 고기를 불에 익히다.


클래식과 지능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조사가 이뤄졌다.


 가나자와 사토시 박사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음악과 지능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두 가지로, GSS(미국 조사기관)와 BCS(영국 조사기관)에서 실시했던 음악에 대한 응답자의 기호와 지능에 관련된 설문조사 자료였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GSS에서 실시한 조사 자료다. GSS는 1993년에 18종류의 음악에 대한 응답자의 기호와 지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지능이 높을수록 클래식을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막대그래프의 수치와 편차(I모양)를 보면 대부분 겹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그룹별 차이가 뚜렷함을 뜻한다. 즉, 지능이 클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유의미하다는 거다. 

 두 번째로 BCS에서 실시한 조사 자료다. BCS는 1986년에 12종류의 음악에 대한 응답자의 기호를 조사했다. 여기선 단순하게 듣고 안 듣고의 조사만 실시했는데도, 듣는 자와 안 듣는 자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를 봤을 때도 지능이 클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명한 사실인 것 같기도 하다. 


확실히 단언할 수는 없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조사 자료는 언제까지나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보여줄 뿐이라는 거다. 사토시 박사도 이와 같은 결과는 주요 인자들을 배제한 결과라고 말했다.(주요 인자로는 교육 수준, 소득, 종교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결론 도출 방법을 ‘통계적 추론’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결괏값만을 가지고 결론을 내는 걸 뜻한다. 다른 말로는 ‘현상의 일반화’라고도 한다.([헬로 데이터 과학] - 김진영)


 결론적으로, 지능이 클래식과 플러스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클래식을 들으면 똑똑해진다는 말은 ‘그림의 떡’ 일 수도 있다. 대신, 이건 있다. 클래식을 들을수록 뇌세포가 더 활발히 움직인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언젠가 그 결과를 다시 찾게 된다면 한번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어찌 됐든 나는 오늘도 어떤 이유로든 ‘클래식’을 들을 테다. 그게 훨씬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


**추천 책 : 1. [지능의 역설] - 가나자와 사토시(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 부교수)

                   2. [헬로 데이터 과학] - 김진영(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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