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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교준 Aug 19. 2020

연필

곁들일 음악 :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 사공(Sagong)

섬세한 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로 당신을 생각한다.

메마른 나뭇잎 하나에도 몰입할 줄 아는 당신이 목빗근에 새겨논 줄기는

어느새 척수 끝에 뿌리내려 끔뻑-끔뻑 할 때마다 매몰찬 뺨다구를 때린다.  

 

빗줄기가 조곤조곤 내릴 때면 궁색해지리만큼 당신을 생각한다. 

차라리 세차게 오지.

장우산 하나에도 서운해할 줄 아는 당신이 빗장뼈에 파논 웅덩이는

어느새 어깻죽지에 걸터앉아 푹-푹 한산한 안면을 간질거린다.

 

어느덧 노릿한 배경음이 깔려야만 당신을 생각한다.

한 다발의 자판으로도 담지 못했던 계절과 체온과 호흡들은  

한 자루의 연필로 슥-슥 그려진다. 그냥 그리움이라 말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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