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우나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아무도 없는 길 위에 서 있었다. 그리 외롭지 않은 가을이다. 달과 별이 마주하는 저녁이 찾아왔다. 얼마 전 아내는 내게 용돈을 주었지만 나는 쓰지 않았다. 아직 고민하고 있다. 낙원동에 가서 나에게 홀로 술을 따라줄까? 나를 위한 안주와 멋진 저녁을 선물해야지... 별과 달은 마주하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만들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거리는 조금 먼 게 낫다. 요즘 주말에 보는 드라마가 있다. "타인은 지옥이다" 제목에 공감한다. 몸을 씻고 마음도 씻는다. 지나간 일에 집착할수록 멍드는 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다. 지옥은 아마도 입술에서 뛰어나온 럭비공이 아닐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막 뱉어내는 타인의 침처럼... 늘 조심해야 하는 그런 것... 내가 지옥이 아니기를 그래서 당신들도 그러기를... 그러나, 오십 해를 살아가는 동안 "타인은 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