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by 라윤영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지만 올해는 아버지 기일이 있는 연말이기도 하다. 50년 조금 넘은 인생을 사셨다. 내가 군인이었을 때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뇌출혈이 발생하여 허무하게 떠나셨다.

성탄절과 기일이 겹치는 바람에 우울하기도 하다. 집에 와서 책을 조금 읽다가 눈이 침침해져서 글씨가 뿌옇게 보였다. 오른쪽 어깨에 자란 칼슘덩어리 때문에 수면에 장애가 되지만 마음의 통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의사에게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견딜만한 통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뇌졸중은 유전이라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아직 흡연자이고 커피도 하루에 수없이 마시고 산다. 어금니 두 개가 없지만, 아직 어떤 음식이든 잘 먹고 산다.
내 몸뚱이를 사랑하지만, 이것마저도 놔두고 떠날 운명이라 생각한다.

"머무는 바 없이 떠나라" 금강경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었다. 몸도 마음도 그렇게 떠나가고 자기 자신마저도 놓아줄 때 비로소 나는 자연과 신과 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모든 걸 놓아야 한다. 최종회는 그렇다.

오늘 하루가 내게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한다. 의미를 찾기엔 많이 부족했고 온 힘을 다하지 못했다. 이런 마음마저도 의미 없다.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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