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아버지의 뒷모습은 어쩐지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기대어도 좋을 아버지의 등은 성장을 다하지 않은 어린 시절 딱 거기까지만이었다. 점차 아버지는 쇠약해져 간다. 당상 전지전능한 태권브이가 아닌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견뎌내야 했던 애수이다. 비애이다. 내가 느꼤던 아버지는 그러하셨으리라. 혹시 나도 그런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비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앙생활에서도 비슷한 이미지의 아버지가 계신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도 성경 속의 강권적인 하나님 아버지도 언젠가부터 등이 굽은 힘없는 아버지를 닮았다는 느낌이 들게 되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보기에 참 좋았다고 기뻐하던 아버지가 아닌 이 세상 꼴이 왜 이렇게 됐냐고 슬퍼하시는 비애의 하나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그 어떤 존재의 아버지가 됐든 쓸쓸하기만 하다.
나는 아버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