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

by 라윤영

오늘은 귀금속 알바를 하러 간다. 전에 다니던 직장인데 하루 당일 알바를 해줄 수 없겠냐고 사장한테 전화가 왔다. 몇 달 동안 하지 않았던 일이라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던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인력 일과 중복되었지만 현장 일은 내일부터 다시 하면 된다.

취업 문제가 장기화할 수록 아내와의 사이도 걱정이 된다. 조금씩 흐르는 표현 못 할 싸늘함 같은 게 느껴진다.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대로 못 하는 것도 불화의 사유가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에 더하여 경제적 무능으로 치닫게 되면 세상 어떤 여성이고 견딜 수 있는 자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것이 경우에 띠라서는 악몽일 수도 있겠지만 삶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 된다. 요즘은 어떤 나쁜 상황이 찾아온다 할지라도 숙연해 질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스펀지가 될 생각이다. 무조건 버티기보다는 흡수하고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시 자라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