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을 수 없는 것들을 놓아주는 세계

by 라윤영

놓을 수 없는 것들을 놓아주는 세계
/ (by Na Yeon Yeong)

명절이라 맘 놓고 편하게 쉬고 있다. 마음속은 어지럽지만, 몸은 휴식을 원하고 있다. 어머니의 몸이 예전보다 약해지셨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들의 마음은 울고 있다. 파킨슨 병이란 다소 생소한 진단을 받으시고 약을 먹고 있지만, 난치병이라 걱정이다. 그 몸으로 아직도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시니 아들로서 죄짓는 기분이다. 내가 넉넉한 살림을 하고 있으면 어머니 곁에서 살펴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속상할 뿐이다. 가족을 만난다는 것은 눈물을 머금어야 할 일이다.

해마다 꽃잎이 지고 계절이 바뀐다. 어제보다 무거운 몸이 되어 자꾸만 더 낮은 곳으로만 간다. 나도 두 자식이 있다. 자녀들이 성장할수록 부모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고 변화한다. 부모 마음 대로 살아갈 수 없다. 세상과 부딪히고 어려움을 만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미로에 갇히기도 한다. 부모는 그런 자식의 얼굴을 마음속에 담고 살아간다. 언제나 함께할 수 없고 곁으로 갈 수 없는 머나먼 얼굴이고 그리움이고 안타까움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세계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세계이다. 때로는 체념하고 흡수하며 놓아주는 마음이다.

놓아준다는 것은 포기하는 마음이 아니라 자유 하는 마음이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나도 어머니가 되어간다. 몸이 굳어지고 꼼짝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하지만, 그 마음처럼 자유가 된다. 놓을 수 없는 것들을 놓아주는 세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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