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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Jun 11. 2021

버스 이야기

어떤 버스 정류소는  길다. 여러 사람이  있었다. 중간쯤에 정차를 했는데 앞쪽에 있던 사람이 " 자기 바로 앞에 대지 않냐"라고  반말에 고성으로 얘기를 한다. "그런 식으로 버스 운행하냐"라고  역시 반말로 얘기를 했다. 나이는 나와 비슷해 보였다.  말은 많았지만 듣기만 했다.


내 속마음은 사실 그랬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쥐어박고 싶었다. 아니면 대꾸를 해서 좀 더 성질나게 해서 몇 대 맞고 형사고발해서 영창에 넣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질 않았지만, 솔직히 마음은 그랬다.


오늘따라 "배차 간격이 왜 이렇게 긴가? 문제 있는 배차 간격을 고쳐라" 등등 마음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날이 있다.


어떤 얘기를 듣든 마음이 평화롭고 유쾌한 그런 심성은 내게 없다. 그런 "나윤영"을 "라윤영"도 바라지 않는다. 사람답다는 건 무엇일까? 할 말이 있을 때 할 수 있고 화내야 할 때 화낼 수 있는 것?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갑자기 사람다운 사람이 그리워졌다.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하며 무사고 안전 운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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