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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Jun 20. 2021

떠도는 자리

떠도는 자리



/라윤영




그늘을 습격하는 햇빛은

베란다 틈 허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늘은 친절하게 얼굴을 파먹을 뿐이다




창백한 사랑을

꽃이라 부른다면

꽃은 여자가 된다




시멘트 바닥 틈으로

눈물이 새어 나오는 날은

꽃이 꺽이고

오랫동안 버려진 길을 걷는다





웃고 있는 답답한 마음을 열고 있는 해바라기




뜨거움은 그 자리를 지키고

둥근 엉덩이들 지상  떠돌고 있다.


*출처 : 라윤영 시집 <개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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