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알아보는데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며칠 단기 알바보다는 대부분 오래 일할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자리가 안 구해지는데 내친김에 푹 쉬고 있다. 정기적으로 나가야 할 돈이 있다는 게 부담스러워 마음은 편하지 못하다. 머릿속에는 골치 아픈 버스 일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알아볼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다.
페이스북 친구분이 추천한 배달직은 고심하다가 시작하지 않았다. 알바몬에 온라인 이력서를 냈는데 주로 경비직이나 상조회사에서 연락이 온다. 이 나이에 아파트 경비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하게 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문제는 아파트 경비원의 월급이 적다는 점이다. 나보다 젊은 친구들이 종사하는 보안 업무는 30~40대를 선호하는 것 같다. 구직의 사각지대에 서 있다. 상조회사와 대신 돈 받아 주는 채권 추심 회사, 멀리 구로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는데 안 갈 확률이 높다. 버스 회사에서 퇴사한 것도 아니고 직무 정지 상태라 서류상으로는 직업이 있는 사람이니 이래저래 취업이 어렵다. 어쩌면 내 마음 한가운데는 취업 의지가 없는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든 당장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는 무능력한 상태에 놓여있다. 대전에 사는 여동생은 오빠 그냥 한 달간 푹 쉬어~라고 말하지만 내 속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능력에 못 미치지만 당장 아이들 학원비를 대 줘야 하고 한 달 생활비 등등을 공급해 줘야 하는 게 나의 의무이지 않은가.
날씨가 덥게 느껴진다. 1년 만에 건설 잡부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 덜 배고픈 탓일까, 아니면 생활의 의욕을 상실하고 있는 탓일까. 버스 운전할 때는 그토록 자주 내렸던 비도 오지 않는 날들이 이어진다. 이런 나의 생활을 중심으로 산문을 쓰고 있는데 이참에 글을 조금 더 써 볼까. 무엇보다 아무 말 없이 지켜봐 주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쉰다고 구박조차 안 하는 아내를 보면 내가 이렇게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