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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Jul 23. 2021

그래도 세상이 살만한 이유

일을  하게  사연을  올렸는데 문단의 선배님이자 누님이신 분이 용돈으로 여기며 쓰라고 돈을 부쳐 주셨다. 처음엔 주저했는데 그분이 내게 건네는  돈이 아니라 따뜻한 인정 어린 마음이라는 생각에서 나는 받았다. 누님은 없고 형만 있는 나에게 "누나처럼 여기면"이라는 그분의 말씀이 가슴에 새겨졌다.   공적이고 사적이기도  문인들의 모임 안에서 여러 사람 틈에서 뵈었던 온화하고 어진 모습을 나는 기억한다. 내게 쌀을 엄청 많이 보내주신 미술관장님도 남이 베푸는 덕은 사양 없이 받으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남이 베푸는 덕은 사양 말고 받으라, 그리고 그렇게 받은 덕을 또다시 남들에게 베풀면   사람이 사는 모양새다"라고 미술관장님은 내게 얘기하셨다. 또한 황태를 보내주신 분도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나는 이런 나의 모습이 결코 빈약하고 허름한 자화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게 이런 분들이 곁에 있음을 감사하고 이 사랑의 온정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나 자신이 염치도 없고 자존심도 없는 모습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며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내 마음의 누님이신 선생님이 늘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내 마음이 뜨거워진다. 사람 사는 세상이 그래도 살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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